한-브라질 정상회담에 방산·전력기기·핵심 광물 협력 '기대감' 물씬

중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재생에너지 자원·첨단 제조 역량 시너지
C-390 기점 방산부터 미래 항공 모빌리티까지 협력…전력기기 수주 확대

오태석 우주항공청장과 마르쿠 안토니우 샤몽 우주청장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대통령관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우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7.28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신현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이 경력 협력을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방산을 비롯해 전력기기, 핵심 광물 등의 분야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지 기업과의 협력 강화는 물론 중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기회를 잡았다는 설명이다.

한-브라질 정상회담…산업기술·에너지 협력 강화

이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가운데 양국은 산업기술 MOU를 바탕으로 공급망 기초요소, 바이오경제, 지속가능연료, 산업 탈탄소화, 저탄소·지속가능소재, AI·반도체·자동차·조선·배터리 등의 첨단 전략산업 등에서 기술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에너지 협력 MOU를 체결, 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위한 재생에너지, 전력망, 스마트그리드, 에너지 효율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증진하기로 했다.

브라질은 철광석 등 전략광물을 비롯한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배터리, 조선 등 첨단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양국의 협력은 상호 보완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선 방산 분야에서 당장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양국은 올해 하반기 방산공동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군사·국방 비밀정보 보호 및 교환에 관한 협정' 추진에 합의했다. 우리 공군이 도입할 브라질산 C-390 수송기에 국내 기업 부품이 탑재되는 것을 계기로 항공우주와 미래 항공 모빌리티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두 정상은 오는 12월 한국에 처음 인도되는 C-390을 기점으로 협력 범위를 항공기·전차·장갑차·미래 항공 모빌리티까지 넓히기로 뜻을 모았다

중남미 최대 방산시장인 브라질은 항공기 분야에, 한국은 육상 무기체계와 함정 분양에 강점이 있어 공동 연구개발과 제3국 공동 진출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순방 경제사절단에 한화오션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이름을 올린 만큼 함정·항공기 분야의 후속 협력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주 협력 MOU에 따라 한국 기업이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 이용 시 발사 허가 절차 등 양국 간 규제가 간소화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관련 국내 고시를 개정할 계획이다. 간소화 절차가 완료되면 이노스페이스 등 우리 기업이 브라질 발사장을 활용할 때 행정비용·발사 대기시간이 줄어들고, 불확실성 감소에 따른 발사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원자재 수급 기반 구축·남미 전력기기 사업 확대 교두보 마련

양 정상은 핵심 광물 공급망 전 주기에 걸친 협력을 확대하고,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는 브라질산 광물을 사 오는 구매 관계를 넘어 탐사·채굴부터 정제·가공·재활용에 이르는 공급망 전 단계에서 양국 기업·기관이 함께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브라질은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 국가이며, 니켈·리튬 등 이차전지와 첨단 제조업에 필수적인 광종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

희토류는 반도체·전기차 구동 모터·풍력터빈·방산 장비의 영구자석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다. 현재 정제·가공 단계가 특정국에 과도하게 쏠려 있다는 점이 한국 산업계의 오랜 취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 때문에 광물 공급망 협력이 강화되면 원재료 조달 안정성과 가격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그룹뿐 아니라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이 리튬·니켈 조달선 다변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이 인접국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만큼 남미 자원 벨트를 아르헨티나-브라질로 확장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브라질 인프라 투자 확대와 맞물려 국내 장비·부품 업체의 수주와 현지 판매가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브라질에 진출한 HD건설기계가 이 지역을 중남미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2032년까지 브라질에 11억 달러를 투입하는 장기 투자 계획을 추진 중인데, 메르코수르 협정이 진전될 경우 관세 부담 완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이 에너지 분야 협력도 추진하기로 하면서 우리나라 전력기기 업계의 중남미 시장 수주 확대를 위한 교두보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전력기기 업체는 현지 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변압기 수주를 추진 중인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력기기 업계가 북미를 비롯해 중동, 유럽지역 수요에 적극 대응해 왔고 남미 지역에선 변압기 등의 수주가 많지는 않았다"며 "양국이 전력망 등에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기에 이 지역에서 사업 확대가 점진적으로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브라질이 중남미 최대 시장일 뿐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의 주요 지역으로 꼽히기에 남미 지역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 경제사절단에는 전자·자동차뿐 아니라 바이오, 철강, 조선·방산, 건설기계, 항공, IT, 소비재, 뷰티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SK바이오팜, 포스코, 한화오션, HD건설기계, 대한항공, 네이버, 한국항공우주산업, 아모레퍼시픽, 에이피알, 구다이글로벌, 실리콘투의 총수 및 CEO가 참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남미의 경우 정치적인 불안정성 등으로 기업이 프로젝트 추진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데 정상회담을 통해 정부 대 정부의 보증 의미가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현지 진출 프로젝트) 추진에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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