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 재점화 기업 체감경기 악화…5개월 연속 기준선 하회
한경협 "8월 BSI 전망치 89.9…원재료·에너지 비용 부담 지속"
반도체 버팀목…석유정제·화학, 17년 6개월 만에 최처지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중동 전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이 발발한 이후 5개월 연속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보다 긍정 경기 전망, 100보다 낮으면 부정 경기 전망을 나타낸다.
28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2026년 8월 BSI 전망치는 89.9를 기록했다. BSI 전망치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5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80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5월(87.5) 이후 3개월만이다.
올해 BSI 전망치는 △3월 102.7 △4월 85.1 △5월 87.5 △6월 98.6 △7월 98.0 △8월 89.9를 기록했다.
8월 경기 전망은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기준선 아래였다. 제조업 BSI 전망치는 88.4로 전월(95.6) 대비 7.2p 하락했고 비제조업 BSI 전망치도 9.1p 떨어지며 91.5로 내려왔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동시에 부정 전망을 나타낸 것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제조업 세부 업종 중에서는 반도체 등이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18.8)와 하계 휴가철 빙과·주류·간편식 등 판매 확대가 기대되는 '식음료 및 담배'(105.6)가 호조를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과 '의약품'을 제외하고 '석유정제 및 화학'(57.7),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75.0), '목재·가구 및 종이'(83.3), '비금속 소재 및 제품'(85.7),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90.6),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 등 6개 업종은 모두 부정 전망을 나타냈다.
'석유정제 및 화학'(57.7)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2009년 2월 전망, 54.5) 이후 17년 6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한경협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원재료·에너지 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근 분쟁 재격화로 인한 스프레드 악화와 공급망 불확실성 우려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스프레드는 최종 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차액으로 이윤과 직결돼 석유 화학 업체들의 핵심 수익성 지표로 활용된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 7개 중에서는 휴가철 특수가 기대되는 '여가·숙박 및 외식'(116.7)이 호조를 보였지만 '전기·가스·수도'(73.7), '건설'(87.8), '정보통신'(92.3),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92.3), '도·소매'(93.0), '운수 및 창고'(95.7) 등 6개 업종은 부정 전망을 기록했다.
한경협은 글로벌 호황기에 있는 반도체와 하계 성수기를 맞은 업종은 양호한 전망을 보였으나 중동 분쟁 리스크가 재점화하면서 에너지·소재·건설·기계 등 경기 민감 업종을 중심으로 체감경기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 전망(100.0)은 기준선에 걸치며 3개월 연속 100 이상을 기록,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수출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여전히 부정 전망을 나타냈다. 특히 유가 충격과 불확실성의 영향을 크게 받는 자금사정 BSI(87.8 전망치는 2023년 1월(86.3)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 BSI 전망치는 97.0으로 기준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22년 9월(98.2)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경협은 전 산업에서 본격적으로 투자 심리가 반등하지는 않았지만 반도체 등 수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반도체 등 일부 주력 수출업종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동정세가 다시 불안정해지며 전반적인 기업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자재·물류비 부담 완화와 함께 한계 상황에 직면한 정유·석유화학 산업의 사업 재편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7월 BSI 실적치는 94.4로 조사됐다. BSI 실적치는 2022년 2월(91.5)부터 4년 6개월 연속 부진한 모습이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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