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수출액 10배"…K-뷰티 수장들, 세계 3위 브라질 동행 상징성

아모레·에이피알·구다이·실리콘투,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
브라질 수입국 현황서 韓 6위…정부, 공동 R&D·온라인 판로 지원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 공군기지에 도착해 환영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6.7.27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K-뷰티 기업들이 세계 화장품 시장 3위인 브라질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경제교류 협력 확대가 기대되는 가운데 정부는 원료 개발부터 규제 대응, 온라인 판매까지 진출 전 과정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상목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사장과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 김성운 실리콘투 대표는 이날(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산업통상부와 브라질 개발산업통상서비스부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제조·인프라와 첨단산업, 소비재·유통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브라질 무역투자진흥기관 아펙스브라질(ApexBrasil)이 주관하며 우리 측 참석 기업 15곳 가운데 4곳이 K-뷰티 기업이다.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에 이례적인 동행으로, K-뷰티의 달라진 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라질에서 미쟝센과 려, 라네즈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에이피알은 메디큐브를 앞세워 현지 드럭스토어와 화장품 편집숍으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와 티르티르, 스킨1004를 브라질 세포라에 입점시켰다.

K-뷰티 유통기업인 실리콘투는 전 세계 175여개국에 제품을 공급하며 구축한 기업 간 거래(B2B)·전자상거래 유통망을 브라질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브랜드 기업과 전문 유통기업이 함께 현지를 찾으면서 제품 입점과 마케팅, 판매망 구축을 아우르는 협력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수입시장 7위→올해 1분기 6위…입지 넓히는 K-뷰티

브라질 개발산업통상서비스부의 무역통계 '코멕스 스탯'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브라질 화장품·개인관리용품 수입시장에서 7위 공급국을 기록했다. 향수와 기초화장품, 헤어·구강·위생용품 등을 합산한 순위다.

올해 들어서는 입지가 한 단계 더 높아졌다. 브라질 화장품협회가 집계한 1분기 통계에서 한국은 수입국 순위 6위로 올라섰고, 브라질의 한국산 화장품·개인관리용품 수입액도 전년 동기보다 35.1% 증가했다.

한국에서 브라질로 향하는 화장품 수출액도 2020년 518만 달러에서 지난해 5430만 달러로 5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상 브라질은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 대상국 가운데 32위였지만, 현지 수입시장에서는 주요 공급국으로 자리 잡을 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다.

브라질 시장 규모와 소비자 구성도 국내 기업들이 현지 공략을 서두르는 배경이다.

보건산업통계 포털이 유로모니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브라질 화장품 시장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로, 올해 약 3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과 비교하면 약 34% 성장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브라질에서 확보한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을 인근 중남미 국가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핵심 거점으로 지목된다.

올해 상반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선 70억 달러(한화 약 11조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에서 화장품을 고르는 외국인 관광객들. 2026.7.17 ⓒ 뉴스1 김성진 기자
원료 개발에서 온라인 판매까지…정부도 현지 진출 뒷받침

기업들의 시장 공략에 맞춰 정부는 브라질이 보유한 천연 원료와 한국의 화장품 기술을 결합하고, 현지에서 개발한 제품을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의 협력 모델을 추진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있는 브라질 화장품협회와 남미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메르카도 리브레'를 잇달아 방문했다. 화장품협회와는 원료·연구개발(R&D)·생산 협력을, 메르카도 리브레와는 국내 중소 브랜드의 입점과 마케팅 지원 방안을 각각 논의했다.

브라질 화장품협회는 현지 화장품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중기부와 협회는 아마존 유역의 천연 식물성 자원에 한국의 화장품 기술력을 접목한 공동 R&D와 생산 협력을 추진하고, 양국 기업 간 정보 교류와 국내 기업의 수출 규제 대응도 지원하기로 했다.

양국 규제기관 간 협력도 시장 진입을 뒷받침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2월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과 화장품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규제 정보와 안전관리 경험을 공유하는 등 국내 기업의 중남미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메르카도 리브레와는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플랫폼 입점부터 홍보·마케팅까지 공동 지원한다. 메르카도 리브레가 한국을 방문해 남미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K-뷰티 브랜드를 발굴하고 국내 기업과 상담회를 여는 방안도 논의했다.

정부가 브라질 진출 지원에 속도를 내는 것은 중남미가 K-뷰티의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50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0.7%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중남미 수출은 131.9% 늘어 전체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중소기업 최상위 수출 품목인 화장품이 글로벌 넘버원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뷰티 산업 생태계 전반을 더 탄탄히 하고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도 강화해야 한다"며 "남미의 중심인 브라질과의 협력이 이러한 과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