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하락에 한숨 돌렸지만…네타냐후 방미 결과 '분수령'

오는 28일 트럼프-네타냐후 회담서 휴전 or 확전 결정 전망
원유 재고 급감도 변수…기업들 '멀미'

27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유가가 표시돼 있다. 2026.7.27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국제 유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당분간 변동성이 극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미국 방문 결과에 따라 국제 유가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제 유가가 널뛰기하면서 정유 업계는 물론 항공·해운 업계도 멀미하는 상황이다. 특히 전 세계 석유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어 수급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 중단을 지시한 이후 26일까지 사흘 연속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하락했다.

지난 24일 휘발유와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L)당 1871.05원, 1855.78원이었다. 25일에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약 0.03%와 0.06% 떨어졌다. 26일에는 1869.90원과 1854.32원으로 하락하며 지난 3월 29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국제 유가 역시 10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7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8.42달러(8.7%) 급락한 배럴당 88.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6.70달러(7.5%) 내린 배럴당 82.61달러로 마감하며 지난 1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유 업계는 오는 27~28일 예정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미국 방문이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이란에 대한 군사 옵션, 협상 방향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회담 결과에 따라 국제 유가도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올 하반기 전 세계적인 원유 수급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세계 석유 재고가 급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전쟁 직전 82억배럴이었으나 지난 5월 말 75억배럴 수준으로 감소했다. 여전히 70일분 이상의 사용량이 잔존해있지만 지난 3월 이후 재고 감소 속도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거론된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종합기획분석실장은 "시장에서는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하반기 중 재고 대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한다"며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지역별로는 아시아의 재고 감소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2차 봉쇄로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우회로로 이용되던 홍해까지 봉쇄될 위기도 원유 수급을 어렵게 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서 수급 계획을 짜는 것이 쉽지 않다"며 "가격뿐만 아니라 재고 수준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어 더 복잡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달 초 이란의 상선 공격으로 미국-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가 무산됨에 따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2차 봉쇄에 나섰다. 후티 반군 역시 홍해 봉쇄를 선언하면서 홍해 입구에 해당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항하는 선박이 급감했다. 국제유가는 MOU 이후 60달러선까지 떨어졌으나 2차 봉쇄 이후 다시 90~100달러선까지 급등했다.

우리나라는 9월까지 원유 도입량을 평시 수준으로 확보한 상태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7~8월 원유는 전년 대비 110% 이상 확보했고 9월 원유 도입량은 전년 대비 90% 수준이다. 다만 미국-이란 평화협정이 체결된다 해도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정상화까지 수개월 소요될 것이란 의견이 많아 재고 문제는 하반기 세계 석유 시장의 최대 위협 요인이 될 전망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지난 24일 브리핑을 통해 "현 수급 상황에서는 당분간 위기 경보를 울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홍해 경로나 수급 상황 등은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