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견 목수술도 '맞춤형'…3D 프린팅으로 정밀도 높였다
CT 기반 수술 가이드 적용…2주 만에 보행 호전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손톱만 한 소형견 목뼈에도 '맞춤형 수술' 시대가 열렸다. 24시 더케어동물의료센터는 환축추 불안정으로 걷지 못하게 된 말티즈(몰티즈)에게 CT 기반 3D 프린팅 가이드를 적용한 정밀 신경외과 수술을 시행해 회복한 사례를 공개했다.
27일 더케어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환축추 불안정(AAI)'은 목뼈를 이루는 첫 번째와 두 번째 경추 사이가 불안정해지면서 척수가 눌리는 질환이다.
특히 말티즈와 치와와, 요크셔테리어 등 소형견에서 주로 발생한다. 작은 충격이나 목의 움직임만으로도 신경 손상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어 높은 정밀도의 수술이 요구된다.
하지만 경추 구조가 매우 좁아 나사를 삽입하는 과정이 까다로운 만큼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CT(컴퓨터 단층촬영)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한 3D 프린팅 맞춤형 수술 가이드가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사례의 주인공은 7살 말티즈 '초롱(가명)'이다. 초롱이는 처음에는 목 통증과 비틀거리는 보행을 보였지만 며칠 사이 스스로 일어서기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빠르게 악화했다. 정밀 신경검사와 MRI(자기공명영상)·CT 검사 결과, 경추 1번과 2번 사이가 불안정해지면서 척수가 약 40% 압박된 환축추 불안정으로 진단됐다.
의료진은 곧바로 수술하기보다 먼저 목을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고 산소 공급과 신경학적 모니터링 등 안정화 치료를 진행했다. 척수의 추가 손상 위험을 줄인 뒤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 회복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술에서 가장 큰 특징은 환자(환견) 맞춤형 3D 프린팅 가이드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의료진은 CT 영상을 바탕으로 초롱이의 목뼈를 그대로 3차원으로 구현한 뒤, 나사를 가장 안전하게 넣을 위치와 각도를 미리 설계했다. 이후 수술에서는 이 가이드를 이용해 계획한 위치 그대로 나사를 삽입했다.
강규원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원장은 "사람보다 훨씬 작은 소형견의 목뼈는 혈관과 신경이 매우 가까이 붙어 있어 나사 위치가 조금만 어긋나도 척수 손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3D 프린팅 가이드를 활용하면 이런 위험을 줄이고 보다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에는 마취를 유지한 상태에서 곧바로 CT를 다시 촬영해 나사가 정확한 위치에 들어갔는지와 고정 상태를 확인했다.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수정할 수 있어 고난도 신경외과 수술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후에는 호흡 상태와 신경 기능을 집중적으로 관찰하면서 레이저 치료와 전침 등 재활치료를 병행했다. 퇴원할 무렵에는 스스로 배뇨와 보행이 가능해졌고 2주 뒤 재검에서는 병원 안을 자유롭게 걸어 다닐 정도로 회복했다.
강 원장은 "환축추 불안정은 척수 손상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질환이지만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CT 기반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환자별 해부학적 구조에 맞춰 정밀 수술할 수 있으면서 치료의 안전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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