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 종괴, 바로 수술 안 했다"…CT가 바꾼 강아지 혈관육종 치료

정밀 CT로 숨은 근육 전이까지 확인

더케어동물의료센터는 정밀 CT 검사로 비장 혈관육종과 근육 전이를 확인해 치료 방향을 결정한 14살 믹스견의 증례를 공개했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강아지에게 비장 종괴가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같은 치료를 받는 것은 아니다. 양성 종괴일 수도 있고 이미 다른 장기로 퍼진 악성 종양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리 24시 더케어동물의료센터는 정밀 CT(컴퓨터 단층촬영)와 조직검사를 통해 비장 혈관육종의 진행 범위를 확인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한 증례를 소개했다.

구리 24시 더케어동물의료센터는 정밀 CT 검사로 비장 혈관육종과 근육 전이를 확인해 치료 방향을 결정한 14살 믹스견의 증례를 공개했다. 의료진은 "비장 종괴는 빠른 수술보다 정확한 진단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6일 더케어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이번 환자(환견)는 체중 7㎏의 14살 수컷 믹스견이다. 다른 동물병원에서 복부에 생긴 지방종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준비하던 중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비장 종괴가 발견돼 더케어동물의료센터로 의뢰됐다.

비장 종괴는 노령견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견된다. 하지만 단순한 혈종처럼 양성인 경우도 있고 혈관육종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악성 암인 경우도 있다. 특히 혈관육종은 진단 당시 이미 간이나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가 적지 않아 종괴만 제거한다고 치료가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이에 의료진은 곧바로 수술하지 않고 먼저 종양이 몸 어디까지 퍼졌는지 확인하는 '병기 평가'를 진행했다.

CT로 확인한 비장 종괴(인쪽) 사진과 간의 다바성 결절성 병변이 확인된 모습 ⓒ 뉴스1

먼저 시행한 초음파에서는 비장 외에도 간과 신장에서 추가 병변이 발견됐다. 이어 전신 CT를 촬영한 결과 비장뿐 아니라 간, 신장, 허리 주변 근육, 갈비뼈 사이 근육, 일부 뼈까지 전이가 의심되는 병변이 추가로 확인됐다.

특히 허리와 갈비뼈 주변 근육의 병변은 일반 초음파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위치였다.

근육에서 결절성 병변이 확인된 모습(더케어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의료진은 "비장 종괴만 보고 바로 수술했다면 이런 병변을 놓쳤을 가능성이 있었다"며 "CT는 종양의 크기만 보는 검사가 아니라 암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확인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14살 고령견인 점도 치료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 의료진은 마취를 여러 번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상의학과와 외과가 함께 치료 계획을 세웠다. 한 번의 마취로 비장 절제술과 간 조직검사, 근육 병변 세포검사를 모두 진행했다.

검사 결과 비장 종괴는 혈관육종으로 최종 확인됐다. 또 근육 병변에서도 같은 계열의 악성 종양세포가 발견돼 혈관육종이 근육까지 전이된 것으로 판단됐다.

다행히 CT에서 전이가 의심됐던 간 병변은 조직검사 결과 만성 염증과 담즙 정체 등 노령견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화였으며 이번 검사에서 암세포는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영상검사는 의심되는 병변을 찾고 조직검사는 실제 암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두 검사가 함께 이뤄져야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종적으로 여러 부위에 전이가 확인되면서 의료진은 보호자와 항암치료의 효과와 예후를 충분히 상담했다. 보호자는 반려견의 삶의 질을 우선하는 호스피스 치료를 선택했고 현재는 통증 관리와 정기적인 경과 관찰을 이어가고 있다.

이은지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영상의학과 부원장은 "비장 종괴가 발견됐다고 모두 같은 치료를 받는 것은 아니다"며 "수술을 서두르기보다 CT 등을 통해 종양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먼저 확인해야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피펫]

이은지 더케어동물의료센터 영상 부원장 ⓒ 뉴스1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