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데이터에 달려…옴디아 "한국, 美中 대체재 가능"

"가정용 로봇 시대까지 10~15년…데이터 축적·생태계 구축 먼저"
"韓, 공급망·시스템 통합 강점…로보틱스 주권 핵심 파트너 부상"

리안 지예 수(Lian Jye Su) 옴디아 싱가포르 지부 수석 애널리스트가 1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옴디아 테크 포럼 서울 2026'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6. 7. 15/뉴스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의 핵심은 AI 모델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잘 수집하고, 이를 현장에 맞게 학습시키냐입니다."

리안 지예 수(Lian Jye Su) 옴디아 싱가포르 지부 수석 애널리스트의 진단이다. 그는 1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옴디아 테크 포럼 서울'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의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 과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을 잇는 제3의 로보틱스 공급망으로 성장할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성능보다 데이터 확보와 생태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제조사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 클라우드 사업자, 통신사, 소프트웨어 기업 등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구조가 산업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보다 데이터가 경쟁력…훈련센터·생태계 구축 핵심"

수 애널리스트는 현재 대부분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비전·언어·행동(VLA) 모델을 기반으로 움직이지만,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기 위해서는 실제 환경에서 축적한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은 언어가 아니라 시각 정보를 바탕으로 다음 행동을 예측하고 움직인다"며 "로봇도 실제 환경에서 데이터를 지속해서 수집하고 이를 학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중국처럼 실제 생산 환경을 재현하는 훈련센터 구축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시설에서는 원격 조작(텔레오퍼레이션)과 사람의 동작 캡처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AI 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공항 수하물 운반 사례를 예로 들며 단순히 가방을 옮기는 작업조차 조명과 무게, 형태가 모두 달라 로봇에겐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실제 환경의 다양성을 반영한 데이터가 있어야 범용 휴머노이드 개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야외 설비 점검 역시 대표적인 활용 사례로 꼽았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초저지연 5G 통신망과 고해상도 영상 전송, 원격 조작 시스템,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저장 및 AI 학습 환경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 애널리스트는 "휴머노이드 산업은 어느 한 기업이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생태계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1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옴디아 테크 포럼 서울 2026'에 참여한 기업 관계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2026. 7. 15/뉴스1 황진중 기자
"한국, 美·中 대체할 제3의 공급망 될 수 있어"

수 애널리스트는 향후 로보틱스가 반도체처럼 '기술 주권' 영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각국은 미국이나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로봇 공급망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을 대체하는 제3의 공급망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경쟁력으로 자동차 산업 등을 통해 구축한 공급망과 글로벌 유통·서비스 네트워크를 꼽았다.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은 갖췄지만, 글로벌 시스템 통합(SI)과 유지보수 지원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이 충분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AI 모델의 성능보다 기업별 데이터가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수 애널리스트는 "싱가포르 기업이 생성하는 데이터와 대만 기업의 데이터는 운영 환경 자체가 다르다"며 "핵심은 최고의 AI 모델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현장에 맞게 학습시켜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정용 휴머노이드 시대는 아직 10~15년가량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는 연구개발(R&D), 교육, 데이터 수집, 제조와 물류 등 제한된 환경에서 기술을 고도화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이후 산업 현장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가사 지원과 노인 돌봄 등 일상생활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 애널리스트는 "멀티모달 AI와 월드 모델(World Model), 강화학습, 스웜 인텔리전스(Swarm Intelligence) 등 핵심 기술이 성숙해야만 범용 휴머노이드가 실제 생활 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며 "지금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