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약을 박스채로"…수의사회, 창고형 약국 동물약 유통 정조준
대한수의사회 시도지부장협의회 1차 회의
약품 유통으로 인한 불법 자가진료 우려도
-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대한수의사회 시도지부장협의회가 창고형·메가 약국을 통한 동물용 전문의약품 유통 문제를 수의계 최우선 현안으로 꼽고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공공동물병원 확대 정책에 대해서도 민간 동물병원과의 역할 중복과 예산 효율성 문제를 지적하며 "기존 동물병원을 활용한 지원 체계가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15일 대한수의사회 시도지부장협의회는 지난 11일 '경기수의컨퍼런스(경기수의콘퍼런스) 2026'이 열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2026년도 제1차 지부장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는 이승근 지부장협의회장(충북수의사회장)이 주재하고 손성일 협의회 간사(경기도수의사회장)가 사회를 맡았다. 참석자들은 동물용 의약품 유통 문제, 공공동물의료 정책 대응, 전국 수의사대회 추진, 국회 입법 대응 등 수의계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다뤄진 안건은 동물용의약품 유통 문제였다.
지부장들은 "최근 창고형·메가 약국을 중심으로 심장질환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 백신 등 전문 관리가 필요한 동물용의약품이 대량 판매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우려했다. 보호자가 전문의약품을 손쉽게 구매해 자가진료에 사용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동물 건강과 복지를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승근 회장은 "병원에서 진료 후 조제·처방해야 하는 심장약과 당뇨약, 항생제, 백신까지 박스 단위로 판매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사람에서는 처방전이 필요한 의약품이지만 동물용의약품은 약사법 예외조항으로 인해 별도 처방 없이 판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약물 오남용과 불법 자가진료를 부추길 수 있다"며 "충분한 복약지도가 이뤄지기 어려워 동물 건강을 위협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전국 지부를 통해 불법·변칙 유통 사례를 지속적으로 수집·데이터화하고 주요 제조사와 유통업체에 공식 서한을 발송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향후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에도 의견을 전할 계획이다.
아울러 회원들을 대상으로 유통 질서 확립과 윤리의식 강화를 위한 안내문을 배포하는 등 자정 노력을 병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공공동물의료 정책도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지부장들은 경기도 도립동물병원 설립 추진과 향후 표준수가제, 반려동물 보험 등 정부 정책 변화 가능성을 공유하며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취약계층의 동물의료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새로운 공공동물병원을 설립하는 방식보다는 기존 민간 동물병원을 활용한 바우처나 보험 지원 등 민관 협력 모델이 예산과 운영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현재 운영 중인 상당수 공공동물병원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민간 동물병원과의 기능 중복으로 지역 동물의료체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경기도수의사회 특별 태스크포스(TF)에 각 지부 의견을 전달하고 대한수의사회 차원의 공동 대응 논리를 마련하는 한편 민간 연계형 공공동물의료 지원 모델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입법 대응 등 관련해 지부별 소통 창구를 상시 운영하며 정책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부장협의회 관계자는 "급변하는 정책과 입법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회와 지부 간 상시 소통체계를 강화하고 수의계 공통 현안에 대해서는 일관된 논리와 메시지로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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