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 청산 위기인데…MBK, 美서 고려아연 프로젝트 리셉션 개최 논란

홈플러스 책임론 확산 속 내슈빌 행사…고려아연 사전 협의 없었다
크루서블 유증엔 반대하더니 미국선 "최대주주 그룹" 강조

MBK파트너스(MBK)와 영풍이 미국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관련 리셉션을 개최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MBK파트너스(MBK)와 영풍이 미국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관련 리셉션을 개최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리셉션은 고려아연 측과 아무런 사전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 청산 위기로 인한 부작용과 대주주 책임론이 정치권·금융권·노동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대외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MBK는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다.

특히 프로젝트 크루서블 추진을 위한 유상증자에는 반대했던 MBK와 영풍이 정작 미국에서는 최대 주주를 내세워 프로젝트를 설명한 점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호텔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 관련 리셉션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MBK 윤종하 부회장 등 양사 관계자와 현지 로비업체, 지역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MBK와 영풍은 자신들을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그룹(Largest Shareholder Group)'이라고 소개하며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핵심 협력 및 소통 대상이 자신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부회장은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소개하는 홍보 영상을 상영했으며, MBK와 영풍의 협력 모델이 다양한 투자 프로젝트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사회자 등을 통해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MBK가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 등 미국 로비업체 3곳을 선임한 배경에도 이번 리셉션과 같은 대외 활동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무엇보다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파산·청산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는 17일까지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2000억 원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실상 청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국회 정무위원회는 MBK 청문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으며, 노동계는 MBK 본사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역시 채권 회수 불확실성 등을 우려하고 있지만 MBK는 긴급운영자금(DIP)에 대한 전액 연대보증을 거부하며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기술진이 주도해 온 미국 투자 사업이다. MBK와 영풍은 지난해 프로젝트 발표 직후 미국 정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막아달라며 가처분을 제기하는 등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고려아연과 협의 없이 미국에서 최대주주임을 내세우며 프로젝트의 핵심 협력 주체라는 점을 강조해 앞선 행보와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청산 위기와 정치권의 MBK 책임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핵심 협력 주체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적절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해 온 고려아연 경영진·기술진과는 대립을 이어오면서 대외적으로는 프로젝트를 대표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는 행보를 보인 것은 모순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