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낮은데 괜찮을까요?"…수의대생 고민에 선배 수의사 답했다

경기수의컨퍼런스서 수의대생 진로 토크 콘서트

경기도수의사회는 지난11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경기수의컨퍼런스'에서 수의대생 진로 토크콘서트 '수의사로 사는 6가지 방법'을 개최했다.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학점이 낮은데 괜찮을까요?", "공무원 수의사는 워라밸이 좋은가요?", "내성적인 성격인데 어떤 진로가 맞을까요?"

교과서에서는 들을 수 없는 현실적인 질문들이 쏟아졌고 선배 수의사들은 자신의 실패와 경험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답했다. 예정된 시간이 부족할 만큼 질문이 쏟아졌고 행사가 끝난 뒤에도 학생들은 선배 수의사들과 자리를 옮겨 진로 고민을 나눴다.

경기도수의사회(회장 손성일)는 지난 11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경기수의컨퍼런스'에서 수의대생 진로 토크콘서트 '수의사로 사는 6가지 방법'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반려동물 임상, 대동물 임상, 공무원, 스타트업, 제약·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수의사들이 자신의 진로를 소개하고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학범 데일리벳 대표(왼쪽부터), 엄태흠 넬동물의료센터 원장, 정예찬 수원시 반려동물센터장, 윤상우 벡플럭스 대표, 김종겸 마리동물의료센터 수의사, 김대근 대웅제약 수의사 ⓒ 뉴스1 한송아 기자

토크콘서트는 이학범 데일리벳 대표가 사회를 맡았다. 엄태흠 안양 24시 넬동물의료센터 수의사, 정예찬 수원시 반려동물센터장, 윤상우 플럭스 대표, 김종겸 마리동물의료센터 수의사, 김대근 대웅제약 수의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첫 질문은 다소 직설적인 내용이었다. 한 학생은 패널들의 학점까지 물으며 진로와 성적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 학생은 "관심 있는 분야는 분명하지만 학점이 낮아 자신감이 떨어진다"며 "패널들의 학점은 어느 정도였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정예찬 센터장은 "학점이 언제 쓰일까 했는데 오늘 쓰인다"고 웃으며 "예과 때는 공부를 잘 안 했지만 본과에서는 4.11점을 받았다"고 자신의 학점을 공개했다.

이어 "채용할 때 학점을 당락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다만 학창 시절 얼마나 성실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겸 수의사는 "학점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좋아하는 과목은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며 "그때 집중했던 내용이 지금도 임상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조언했다.

김대근 수의사는 "학생 때 공부를 조금 더 할 걸 하는 생각은 있다"며 "업무를 하면서 다시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각자의 진로를 선택한 계기를 묻는 말에는 "직접 경험해보라"는 조언이 공통으로 나왔다.

엄태흠 수의사는 "학생 때 대동물부터 다양한 분야를 체험해 봤는데 외과 수의사의 삶이 가장 멋있어 보여 진로를 결정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윤상우 대표는 "여러 동물병원에서 일하고 직접 개원도 해봤다"며 "진료뿐 아니라 병원 운영 시스템의 비효율을 느껴 개발한 프로젝트가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김종겸 수의사는 "실습 때 소가 너무 귀여웠다"며 "번식 진료 보조만 1년 9개월을 따라다녔는데 한 번도 지루한 적이 없었다. 머릿속으로 계속 진료를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근 수의사는 "별생각 없이 살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였지만 눈앞의 한 페이지를 잘 끝내자는 마음으로 계속 도전했다"며 "될지 안 될지 고민하기보다 일단 해보길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경기도수의사회는 지난11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경기수의컨퍼런스'에서 수의대생 진로 토크콘서트 '수의사로 사는 6가지 방법'을 개최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공무원 수의사의 업무 강도와 워라밸 질문도 이어졌다.

정 센터장은 "국가직과 지방직, 광역과 기초자치단체마다 업무 성격이 모두 다르다"며 "일반적으로 농촌 지역은 방역 업무 비중이 높고 도시는 동물보호 관련 민원 업무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일반적인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라 민간 개방형 직위를 통해 경력을 토대로 5급 센터장으로 임용된 사례"라며 "이전에는 임상 수의사, 반려동물 관련 교수로 일했다. 현재 업무가 지금까지 경험한 직업 가운데 가장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대학원 진학 시기와 AI(인공지능) 시대 수의사의 미래, 여성 대동물 수의사의 진로, 제약회사 수의사의 역할 등 현실적인 질문도 이어졌다.

패널들은 "정말 재미있는 분야가 있다면 대학원에 바로 가도 좋고, 아직 확신이 없다면 다양한 경험을 한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며 "AI는 수의사를 대체하기보다 도구가 될 가능성이 크고 무엇보다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행사에는 많은 수의대생이 참석해 준비된 질문뿐 아니라 현장 질의응답도 끊이지 않았다. 사회자인 이학범 대표는 학생들의 질문을 추가로 받을 정도로 토크콘서트를 이어갔지만 예정된 시간 안에 모든 질문을 소화하지 못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경기수의콘퍼런스에서 진행된 'Student Night' 행사에서 명현욱 넬동물의료센터 외과 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수의대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토크콘서트가 끝난 뒤에는 선배 수의사들과 수의대생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스튜던트 나이트(Student Night)'가 열렸다. 선배 수의사들이 지원한 '무제한 치맥 파티'에서는 학생들과 현직 수의사들이 진로 고민과 취업 준비, 임상 경험 등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며 늦은 시간까지 교류를 이어갔다. [해피펫]

경기수의콘퍼런스에서 진행된 'Student Night' 행사에서 윤국진 경기동물의료원 원장이 동물병원을 소개하고 있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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