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AWS·메타 자체 AI 가속기 본격화…MLCC·기판 하반기도 품귀
韓日 MLCC 기업 수주잔고 팬데믹 이후 '최고치' 돌파
AI發 공급망 도미노 병목…하반기 가격 인상 초읽기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구글과 AWS,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인공지능(AI) 가속기 활용을 본격화하면서 적층세라믹 커패시터(MLCC)와 기판, 메모리 반도체 등 주요 부품 품귀 현상이 하반기에도 지속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기와 무라타, 다이요유덴 등 한일 주요 MLCC 업체들은 밀려드는 주문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이들 기업의 출하액 대비 수주액(B/B) 비율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최고치를 돌파했다.
9일 시장조사기업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MLCC 산업의 전체 B/B 비율은 1.04를 기록했다. 업황을 보여주는 B/B 비율은 1을 초과하면 수주액이 출하액보다 많다는 의미다.
일본 무라타의 1분기 B/B 비율은 1.27까지 치솟아 극심한 공급 부족에 시달렸던 2018년 1.25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기의 B/B 비율은 1.31, 다이요유덴은 1.25로 집계됐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에 따라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수주잔고가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산업 역시 생태계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구조적 대호황을 맞이했다. 시장조사기업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60% 폭증한 970억 달러(약 146조 원)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서버 수요 폭발에 힘입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역시 1분기 460억 달러(약 70조 원)의 매출을 달성해 직전 분기 대비 2배 수준으로 몸집을 불렸다.
1분기에 확인된 반도체 시장 성장은 2분기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는 올해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380% 성장한 350조 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D램 출하량 중 서버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48%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HBM 출하 비중은 9%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전체 D램 물량의 57%가 AI 서버 인프라 구축에 사용되는 셈이다.
반도체 칩의 체급이 커지고 공정이 고도화됨에 따라 반도체를 패키징할 때 활용되는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고성능 반도체 기판 공급망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판 생산을 위한 가동률이 풀캐파에 근접하자 기판 인도 시기(리드타임)가 수개월 이상 늘어나는 추세다.
부품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전공정 제조 장비 시장 규모 역시 올해 1459억 달러(약 219조 원)로 확장될 것으로 예측된다. 고성능 GPU와 HBM을 생산하기 위한 나노 단위 미세공정 투자가 증가하며, 장비의 단가와 정밀도를 끌어올려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품 수요 급증은 AI 업계와 소비자 전자기기 업계 등에서 양극화를 낳고 있다.
엔비디아 베라루빈, 구글 TPU, AWS 트레이니움, 메타 MTIA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가 자체 기획한 맞춤형 AI 가속기는 올해 3분기 양산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와 기판을 비롯해 막대한 데이터 처리를 위해 고용량, 저전압, 초소형을 특징으로 하는 하이엔드 MLCC 수요가 지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HBM 등 최첨단 라인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재편하고 있다. 인텔과 AMD는 생산 역량을 우선 AI 응용처에 집중해 기존 일반 PC용 칩 공급을 줄였다. 첨단 파운드리 영역에서는 대만 TSMC가 선단 공정 시장을 주도하는 등 각 기업이 범용 제품보다 AI 관련 고부가가치 부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일반 PC 제조업체(ODM)가 필요한 기존 부품 생산 여력이 낮아지면서 이들은 장기 공급 계약이 아니라 그때그때 시장 가격으로 거래하는 '스팟 거래'를 통해 부품을 조달하는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기존 대비 비싼 값에 부품을 조달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원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고사양 MLCC 역시 AI 인프라 구축 중심으로 생산과 공급이 이뤄지고 있어 자동차와 소비자 IT 시장이 대응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자동차 ODM 업체들은 하반기 잠재적인 공급 부족에 대한 커지는 우려를 반영해 부품 조달 시기를 앞당겼다. 애플의 공급망은 평소보다 1~2개월 먼저 재고 준비를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하반기를 보면 3분기 중 엔비디아, 구글, AMD의 새로운 AI 하드웨어 플랫폼이 대량생산을 시작하면서 AI 관련 주문이 여전히 부품 생산 가동률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기 재고 확보와 맞물려 고사양 MLCC 리드 타임이 연장되고,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유도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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