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네이티브' 1만 명 육성… 삼성 SSAFY, 韓 생태계 판도 바꾼다

누적 취업률 85%·1025시간 'AI 몰입 교육' 성과
30여 개 기업 실무 프로젝트·5대 은행 75억 지원 등 협력

SSAFY 14기 교육생들이 프로젝트 발표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청년SW·AI아카데미(SSAFY)가 인공지능(AI) 활용 업무 역량을 갖춘 'AI 네이티브'를 1만여명 육성하면서 국내 AI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AI 생태계에 중요한 인재 양성소 역할을 하고 있다.

취업 성과는 'AI 몰입 교육' 등 교육 혁신이 이끌었다. 연간 1725시간의 전체 교육 과정 중 약 60% 비중인 1025시간을 AI 교육과 실무 실습에 전면 배정했다. 이를 통해 현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AI 인재를 대거 배출하고 있다.

SSAFY 14기 수료…누적 취업자 1만명·취업률 85%

30일 SSAFY에 따르면 이날 14기가 수료하면서 누적 취업자 1만 명, 취업률 85%를 달성했다. 2018년 12월 출범 이래 13기까지 총 9396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14기 조기 취업자를 더하면 산업 현장에 진출한 누적 인재는 1만 명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SSAFY는 삼성전자가 미취업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운영하는 무상 소프트웨어·AI 교육 프로그램이다. 실무 중심의 집중 교육과 취업 컨설팅을 제공하며, 매월 교육 지원금을 지급해 청년들이 전문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과의 핵심 동력은 전체 교육과정 1725시간 중 약 60%에 해당하는 1025시간을 배정한 'AI 몰입 교육'이다. 고성능 GPU가 탑재된 AI 전용 서버를 구축하고, 전 교육생에게 GPU 장착 AI 개발 PC를 제공해 하드웨어 제약을 없앴다.

챗GPT(ChatGPT), 제미나이(Gemini) 등 생성형 AI 도구까지 지원해 실무 투입이 즉시 가능한 'AI 네이티브'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생성형 AI 도구는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코드 등 새로운 콘텐츠를 스스로 학습하고 만들어내는 AI 소프트웨어다. 최근 각 산업 분야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SSAFY는 산업계의 AI 전환 흐름에 맞춰 교육생이 AI 역량을 완벽히 내재화할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을 개편했다. 이론 비중을 대폭 줄이고 개발 역량을 키우는 실습 중심의 모델을 현장에 정착시켰다. 교육생들은 실제 기업 환경과 동일한 인프라에서 실무 수준의 AI 모델을 직접 학습시키고 통제하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과는 현장 친화적인 팀 프로젝트에서 증명됐다. 교육생들은 주도적으로 팀을 꾸려 기획부터 개발까지 전 과정을 협업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14기 수료생이 선보인 'X-STRIX' 팀의 성과물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시각 정보, 언어 이해, 행동 제어를 하나로 묶은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을 무인 경비 로봇에 적용했다.

해당 로봇은 장소 판별 정확도가 기존 51.4%에서 78.1%로 향상됐다. 또 화재와 위험 물체 감지 AI를 탑재해 보안 공백을 메웠다. 소프트웨어 구현에 그치지 않고 현실 공간에서 직접 작동하는 '피지컬 AI'를 선보인 성공적 사례다. 'SPOT GET IT' 팀 역시 험지를 스스로 인지하고 정찰하는 4족 보행 구조 로봇을 개발해 인간을 대신할 실효성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병우 교육생은 "안타까운 소방관 순직 사고와 구조요원의 2차 피해 사례를 깊이 체감했다"며 "구조대원의 위험을 대신 감수하는 로봇을 만들자는 확고한 목표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30여 개 기업과 현장 과제 수행…185개 사 채용 특권

실무 밀착형 교육은 30여 개 기업과 연계한 '실전용' 프로젝트로 확실한 결실을 맺었다. 교육생들은 기업이 직면한 실제 과제를 부여받아 즉시 사업화가 가능한 AI 서비스를 독자 개발한다. 일례로 IT 설루션 업체 메타로지와 연계한 팀은 스마트폰 영상만으로 정밀한 3차원 신체 모델을 생성하는 'MoM'(Model of Me) 서비스를 구축했다.

해당 기술은 고가의 전용 스캐너 없이 신체 주요 부위를 정밀 측정하고 실시간으로 자세를 교정하는 설루션이다.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내부에서 모든 연산이 완벽히 처리돼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즉각 적용할 수 있다.

SSAFY 수료생의 역량이 입증되면서 삼성전자, 현대오토에버 등 2600여 개 기업이 이들을 앞다퉈 채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류 면제 및 가점 등 채용 우대 혜택을 선제적으로 부여하는 기업만 185개에 이른다. 모든 교육생에게는 학업 몰입을 위해 매달 100만 원의 교육지원금이 지급된다.

금융·IT 넘나드는 외부 협력…"실패를 자양분 삼아라"

SSAFY는 외부 기업과 다각도로 협력해 국내 AI 생태계 저변을 공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 6월 카카오와 'AI 해커톤'을 공동 개최한 행보가 그 시작점이다. 양사 교육생들은 정부의 'AI 민생 10대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아동 보호, 해양 위험 분석 등 굵직한 사회문제 해결형 설루션을 쏟아냈다.

금융 특화 개발자 양성을 위한 발걸음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삼성은 신한, 우리, KB, 하나, 농협 등 5대 은행과 업무 협약을 맺고 실무형 인재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5대 은행은 3년간 총 75억 원의 기금을 쾌척했다. 소속 임직원의 재능기부를 통해 현장 노하우를 직접 전수 중이다.

그 결과 현재까지 5대 은행권에 취업한 수료생만 840여 명을 가뿐히 돌파했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날 행사에서 "현장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SSAFY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14기 수료생들의 굳건한 도전을 독려했다. 그는 "AI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 자체를 뿌리째 바꾸고 있고 여러분이 바로 그 변화의 주역"이라면서 "다가올 미래에 용감하게 도전하고 실패도 하길 바라며 그 실패가 결국 빛나는 성공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35년 뚝심의 'SW 생태계' 저변 확대…청소년 교육까지 전방위 지원

삼성은 내부적으로 AI·SW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동시에 국가 차원의 생태계 저변 확대를 위해 장기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1991년 SW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대학생을 발굴하기 위해 'SW 멤버십'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이후 2011년에는 대졸 신입 채용 시 'SW 직군'을 별도로 신설해 전문 인재 영입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2013년부터는 인문계 출신 SW 인재 육성을 목표로 'SCSA'를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다양한 전공을 거친 융합형 인재가 AI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어둔 셈이다. 이와 함께 축적된 양성 노하우를 바탕으로 초·중학생 대상의 '삼성주니어SW아카데미'도 출범시켜 저변을 대폭 확대했다.

이러한 인재 육성의 궤적은 삼성의 굳건한 사회공헌 철학과 깊이 맞닿아 있다. 삼성은 현재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이라는 명확한 CSR 비전을 내걸고 청소년 교육과 상생협력에 매진하고 있다. SSAFY를 필두로 삼성희망디딤돌, 삼성드림클래스 등 청소년의 잠재력 발휘를 돕는 다각적인 프로그램을 상시 가동 중이다.

나아가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전환 지원, 상생펀드와 ESG 펀드 조성 등 산업계 전반을 든든하게 아우르는 상생협력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청년 인재 양성부터 협력회사 상생까지 이어지는 삼성의 입체적인 사회공헌 모델이 국가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주춧돌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같은 활동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방안 중 하나이기도 하다. ESG 경영은 재무적 이윤 창출을 넘어 환경 보호와 사회적 기여, 투명한 지배구조를 포괄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하는 경영 방식이다.

비재무적 가치를 사업 전반에 내재화해 장기적인 리스크를 관리하고,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경영 방안으로 평가받는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