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44조 경협' 獨 NATO 안보망…60조 캐나다 잠수함 이번주 결론

韓 '납기·가격' 우위…獨 '순번 양보·배터리 동맹'
막판 NATO 변수…수주 성공하면 K-방산 새 지평

한화오션이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에서 해외유수 방산업체들을 제치고 2배수로 압축한 최종 결선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캐나다 해군은 지난 1998년 영국 해군으로부터 도입해 보유 중인 2400톤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잠수함 조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 (한화오션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8.26 ⓒ 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가 이르면 이번 주 발표될 전망이다. 한국은 압도적인 납기 경쟁력과 144조 원 규모의 경제협력 패키지를, 독일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안보 네트워크와 공동 운용 체계를 각각 앞세우며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때 독일 우세론이 강했지만 최근 들어 한국이 격차를 크게 좁히며 사실상 '50대50' 구도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잠수함 사업이 단순 무기 구매를 넘어 국가 안보 전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2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 CPSP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퇴역을 앞둔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최대 12척의 신형 디젤 잠수함으로 대체하는 이번 사업은 건조와 수십 년간의 유지·보수·정비(MRO)를 포함해 총사업비가 60조 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수주전은 한국의 한화오션(042660)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의 양강 구도로 압축된 상태다.

韓, '2035년 4척 인도' 납기 경쟁력·144조 경협 패키지 승부수

한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능력과 경제협력 패키지다. 한화오션은 한국 해군이 실전 배치해 운용 중인 3000톤급 도산안창호함(장보고-Ⅲ·KSS-Ⅲ)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미 검증된 플랫폼인 만큼 개발 위험이 낮고 생산 체계가 구축돼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캐나다가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조기 전력화 분야에서 한국은 경쟁국을 압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오션은 2035년까지 초기 4척을 인도할 수 있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 협력 규모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현지 100여개 기업과 협력해 약 144조 원(940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국내총생산(GDP) 유발 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제안했다.

한화는 LNG 분야 협력을, HD현대중공업은 선박 운항 기술 개발 협력을 추진하는 등 현지 기업 및 대학과의 네트워크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수소 트럭 생산공장 건설을 골자로 한 '비버 프로젝트'와 잠수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망 구축 기술 이전 방안도 제안서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獨, NATO 안보망·공동 함대 구상…납기 약점 보완

독일 TKMS는 NATO 동맹 네트워크와 상호운용성을 핵심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독일이 제안한 212CD 잠수함은 독일과 노르웨이가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잠수함이다. 캐나다가 이를 도입할 경우 독일·노르웨이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게 돼 공동 훈련과 정비, 부품 공급망을 공유할 수 있다. 사실상 NATO 잠수함 공동 운용 체계에 편입되는 셈이다.

캐나다가 북대서양과 북극해 안보를 중시하는 만큼 NATO 회원국인 독일이 갖는 지정학적 강점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독일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납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격적인 제안도 내놨다. 독일과 노르웨이 해군이 기존에 주문한 212CD 잠수함 생산 순번 일부를 캐나다에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초기 인도 시점을 2036년까지 앞당기며 한국과의 격차를 1년 수준으로 좁힐 것으로 보인다.

막판 NATO 변수…수주 성공 시 K-방산 새 지평

업계는 이번 수주전을 '경제성 대 안보'의 대결로 평가한다.

성능과 가격, 납기, 산업 기여도 등 상업적 평가 영역에서는 한국이 강점을 보인다는 분석이 많다. 반면 독일은 NATO 동맹과 글로벌 안보 전략이라는 한국이 따라가기 어려운 영역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평가하면 성능과 납기, 가격 경쟁력은 물론 한국 정부가 함께 준비한 경제협력 패키지의 질도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며 "MRO 역시 충분히 대응 가능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다만 "NATO 동맹과 글로벌 안보 전략은 우리의 약점"이라며 "외교와 글로벌 전략은 기업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인 만큼 한국은 기술력과 납기, 경제협력이라는 강점을 최대한 부각하며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잠수함 수출을 넘어 향후 글로벌 함정 시장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이 수주에 성공할 경우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에 이어 대형 해군 플랫폼 수출에서도 경쟁력을 완벽히 입증하게 된다.

특히 한화오션은 최근 7조 8000억 원 규모의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사실상 선정된 데 이어 잠수함 사업을 수주하면 특수선 분야 입지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2030년까지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HD현대중공업 역시 글로벌 해군 함정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며 수출 확대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