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韓→日' 최태원 회장 광폭행보…젠슨 황 이어 日에 AI 팩토리
젠슨 황과 AI 동맹 강화 주력…SK그룹 AX 대응 방안도 모색
황 CEO 방한 마치자 日 찾아 한일 경제연대 재차 강조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대만 회동→한국에서 삼겹살 소맥(소주+맥주) 회동 및 2차 깐부 회동, 서린 회동→일본 경제계 주요 인사와의 특별 대담→2박 3일간의 AX(AI 전환) 집중토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우리나라와 대만, 일본에서 진행한 일정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황 CEO가 한국·대만에서 종횡무진하면서 최 회장 역시 그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AI 전도사라는 평가에 걸맞게 최 회장은 황 CEO와 우리나라에선 3차례, 대만에선 2차례 만나 SK와 엔비디아의 AI 동맹을 과시했다.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우리나라의 생존 전략으로 주창했던 한일 경제연대 역시 다시 드라이브도 걸었고 SK그룹의 AX 대응 방안도 모색하고 나섰다.
12일 업계에선 황 CEO의 이번 방한으로 국내에선 최 회장의 공개 행보가 많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 5일 황 CEO,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함께 삼겹살 회동을 했다. 오후 7시부터 이뤄진 회동은 인근 오후 9시쯤 마무리됐고 인근 BBQ 카페에서 1시간 11분 동안 치맥 회동으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삼소 회동 후 이틀 만인 7일에도 황 CEO와 깐부 회동을 했다. 황 CEO가 가족들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 자리에 SK그룹 주요 경영진들과 함께 참석했다. 최 회장은 다음 날인 8일 오전에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황 CEO와 만나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차세대 메모리 공동 개발 등에 합의했다. 황 CEO 방한 기간 최 회장은 세 차례나 만나는 등 공개 행보를 부쩍 늘렸다.
최 회장은 이달 초 대만에서도 황 CEO와 만났다. 엔비디아의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에 참석한 황 CEO를 만나기 위해 직접 대만을 찾은 것이다. 최 회장은 현지에서 황 CEO와 별도 회동을 했고 SK하이닉스 부스 투어 중에 만나기도 했다.
최 회장의 광폭 행보는 SK그룹과 엔비디아의 동맹 강화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황 CEO는 출국길에 방한 기간의 가장 큰 성과를 묻는 말에 SK하이닉스와의 협력 확대를 꼽았다. 황 CEO는 "SK하이닉스와 다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해 사업을 확장하고 협력 관계를 더욱 다각화하기로 했다"며 "서로에게 매우 좋은 윈윈(win-win) 계약을 발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양사는 엔비디아가 새로 추진 중인 AI 팩토리를 함께 만들어가기로 뜻을 모았다. SK그룹은 AI 팩토리 전용 반도체 생산부터 AI 클라우드 등 황 CEO의 AI 팩토리 구상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됐다.
최 회장은 한일 경제연대론도 띄웠다. 최 회장은 황 CEO의 방한이 마무리된 지난 8일 일본으로 건너가 한일 경제연대도 재차 제안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모델로 한일 경제연대를 주장해 왔다. 한일 경제연대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 영토가 확장되고 글로벌 규칙 제정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지론이다.
최 회장은 에너지, AI, 저출산 대응을 두 나라가 함께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도 제시했다. 특히 최 회장은 사회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한일협력이 규제와 표준의 차이, 단기적인 정치 상황이나 불확실성 등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과거사 문제 등 양국 관계의 특수성으로 경제연대까지 넘어야 할 산이 상당하다는 반응이 많다. 이에 최 회장은 해결 방안으로 한국과 일본 정부가 한일협력 의제를 한데 모으는 '빅 텐트(Big Tent)' 형태의 상설 플랫폼 구축을 제언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는 만큼 한일 경제연대에 더 힘을 싣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9~10일 일본 방문을 마친 후 귀국,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SK그룹 경영진과 함께 AX 방안에 대한 집중토론도 펼치고 있다. 올해 주제는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9년 이천포럼에서부터 AI를 주요 어젠다로 삼았는데 올해는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에 생존을 넘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AI 기술의 변화 주기가 극단적으로 짧아지는 '속도전'에서 기존의 논의 구조로는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 경영진과 구성원이 보다 긴밀하게 소통하고 논의 사항을 경영 전반에 신속하게 반영, 그룹의 실행력도 높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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