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조' 할랄시장 韓 점유율 0.9% 불과…'인증'에 치중, 전략 바꿔야

무협, 할랄 소비재 시장 교역 구조와 진출 여건 분석 보고서 발간

(무협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국내 기업들은 할랄 시장 진출의 핵심 요소로 '할랄 인증 확보'를 꼽은 반면 현지 바이어는 가격과 품질, 공급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인식 차이가 할랄 시장 공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1일 발표한 '할랄 소비재 시장 교역 구조와 진출 여건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할랄 인증이 시장 진입을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실제 거래 성사는 제품 경쟁력과 거래 조건이 좌우하는 구조"라고 밝혔다.

무역협회가 올 2월 2~13일 국내 소비재 수출기업 43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내 기업들은 할랄 시장 진출의 핵심 요소로 '할랄 인증 확보'(32.5%)를 가장 많이 꼽았다.

반면 현지 바이어는 가격과 품질, 공급 안정성을 거래 핵심 요소로 꼽았으며 할랄 인증은 시장 진입을 위한 기본 요건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할랄 인증이 시장 진입을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실제 거래 성사는 제품 경쟁력과 거래 조건이 좌우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국내 기업과 해외 바이어 간 인식 차이가 진출 정체의 주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글로벌 할랄 소비재 시장 내 한국산 제품 점유율은 2024년 기준 약 0.9% 수준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전체 소비재 수출 중 할랄 시장 비중도 2025년 기준 9.4%로 최근 10년간 정체된 흐름을 보인다.

최근 10년간 전체 소비재 수출기업 중 할랄 시장 수출 경험이 있는 기업은 30.9%에 불과해 전반적인 기업들의 시장 참여 역시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기준 글로벌 할랄 소비재 수입시장은 약 4000억 달러(약 609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할랄 시장은 2028년 3조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할랄 소비자들의 한국 호감도가 상승하며 한국산 소비재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주요 품목은 농수산식품(52.3%)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생활용품(19.4%), 의약품(16.3%), 패션의류(8.7%), 화장품(3.3%) 등이 뒤를 이었다. 핵심 시장으로는 아랍에미리트(16.0%), 사우디아라비아(13.1%), 튀르키예(11.8%), 말레이시아(9.1%), 인도네시아(9.1%) 등 5개국이 꼽혔다.

아울러 보고서는 할랄 시장이 단일시장이 아니라 국가별 소비 특성과 인증 인식, 유통 구조 등이 상이한 '복합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아랍에미리트 및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은 프리미엄·품질 중심 소비가 특징이고 할랄 인증은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나 실질적 진입 요건으로 작용했다.

튀르키예는 실속형 소비, 공급사와의 소통 등 관계 중심 거래가 두드러졌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가성비 중심 시장으로 온라인 소비가 확대되는 추세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10월 할랄 인증 의무화의 본격 시행으로 할랄 인증이 필수적이다.

이에 보고서는 국내 기업들이 단순한 인증 중심 접근을 넘어서 가격·품질·공급 안정성 등 거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와 유관기관 역시 단발성 인증 지원에 그치지 않고 컨설팅·유통·현지 마케팅을 연계한 단계별 지원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성은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K-컬처 확산으로 할랄 소비자들의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 시장 확대의 적기"라며 "단순 인증 확보를 넘어 현지 바이어가 중시하는 실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별 소비 특성과 유통 구조에 맞춘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