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 엔비디아 젠슨 황, "파산 D-30 딛고 25년 버텨"
1996년 용산서 명함 돌린 청년, 'AI 시대' 선구자로
"한국 파트너 성공 위해 노력"…'K-제조업' 동맹 재확인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를 이끄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파산까지 불과 30일 남았던 위기를 극복하고 25년 뚝심으로 개척한 인공지능(AI) 시대에 인재가 갖춰야 할 중요한 역량으로 '회복탄력성'을 꼽았다.
젠슨 황 CEO는 1996년 우리나라 용산전자상가에서 직접 명함을 돌리며 영업을 뛰었던 경험을 소개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을 위해 우리나라 기업들과 굳건한 동반 성장을 다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0일 tvN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엔비디아의 창업 비화와 경영 철학을 소개했다. 그는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두산, 네이버 등 국내 주요 파트너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강조했다. 또 직급을 파괴한 목표 중심의 리더십과 100% 헌신하는 태도가 글로벌 1위 기업을 만든 원동력임을 설명했다.
젠슨 황 CEO는 9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식당에서 접시를 닦던 이민자 소년이었다. 이후 1993년 미국 데니스 식당 한편에서 두 명의 동료와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를 창업했다. 초기 게임 그래픽용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파산까지 30일이 남을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기도 했다.
젠슨 황 CEO는 당시 상황을 두고 위기가 조직을 뭉치게 하는 강력한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직원들의 인생에 큰 책임감을 느꼈지만, 잃을 것이 없었기에 오히려 숨겨진 능력을 꺼낼 수 있었다"면서 "바닥에 쓰러져 있을 때를 스스로 키울 때라고 여기고 내면의 위대함을 끌어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06년 선보인 쿠다(CUDA) 플랫폼은 20년 이상 외로운 기다림 끝에 결실을 맺은 엔비디아의 핵심 경쟁력이다. 초기에는 회사를 위기에 빠뜨릴 만큼 혹평을 받았지만, 개발자와 학생들에게 생태계 적응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주기로 결정하면서 돌파구를 마련했다.
젠슨 황 CEO는 "아무도 안 믿는 사업에 매달려 지내기엔 20년은 너무 긴 시간이었지만, 결론에 믿음이 있다면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면서 "25년의 기다림 끝에 결국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폭발적인 성장 배경에는 사내 정치를 배제한 실용적인 조직 문화가 있다. 젠슨 황 CEO는 30년 전부터 직급이나 근속 연수, 사적인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목표가 상사다'(Mission is the boss)라는 문화를 사내에 정착시켰다.
이는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만이 진정한 상사이며, 직속 상사는 단지 목표 실현을 돕는 조력자일 뿐이라는 경영 철학이다. 젠슨 황 CEO는 "회사가 너무 커졌을 때 사내 정치가 판치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했다"면서 "모두가 같은 곳을 보고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든 나만의 통합 방법"이라고 말했다.
인재 채용과 조직 관리에 있어서 그는 명문대 학위나 수치화된 지능보다 베풀 줄 아는 관대함을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뛰어난 지식과 지능을 가진 인재는 이미 시장에 쏟아지고 있지만, 협력하고 타인의 성공을 진심으로 돕는 자질이야말로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설명이다.
젠슨 황 CEO는 "이제 지능은 어디에나 있는 흔한 상품이 돼 AI 시대까지 맞이했다"면서 "함께할 사람을 구한다면 타인이 성공하길 바라는 베풀 줄 아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업무에 임할 때는 일의 종류와 무관하게 100%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일생을 관통하는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젠슨 황 CEO는 한국 시장과의 남다른 인연을 회상하며 국내 주요 기업들과 끈끈한 협력을 재차 강조했다. 1996년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서신을 받고 방한했던 그는 당시 용산 전자상가를 누비며 직접 명함을 돌렸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한국 기술 산업과 엔비디아는 같은 궤적을 그리며 성장했다"면서 "수많은 한국 게이머가 없었다면 e스포츠는 국제적인 신드롬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90년대 후반 PC방 열풍과 함께 성장한 한국 게이머들이 엔비디아 도약의 든든한 기반이 돼 주었음을 명확히 했다.
젠슨 황 CEO는 최근 방한 일정 중 만난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의 협력 의지도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한국에서는 파트너들이 성공하길 바라며, 삼성, SK, 현대, LG 등 파트너와 친구들이 진심으로 성공하길 바란다"면서 "이를 위해 언제 어디서든 나의 100%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I가 가져올 산업적 변화에 대해서는 기술 장벽이 허물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과거 컴퓨터는 다루기 힘든 전유물이었지만, 이제는 AI가 격차를 줄여 원하는 것을 말하기만 하면 되는 시대"라면서 "누구나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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