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NG 잭팟에 LPG·탱커까지" K-조선 '순항'…작년 효자 컨선 '실종'
수주 목표 HD현대 62%, 삼성重 69% 달성
"데이터센터·마스가 모멘텀 유효" 호실적 지속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초대형 원유 운반선 수주에 힘입어 순항하고 있다. HD현대(267250)와 삼성중공업(010140)은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올해 수주 목표의 60~70%를 채웠다.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LNG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고부가 선종 수주가 늘어난 덕분이다. 여기에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공급망 재편으로 유조선(탱커) 및 가스선(VLGC) 수요가 증가한 것도 보탬이 됐다.
반면 지난해 '효자 선종'이었던 컨테이너선은 올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올 들어 125척, 144억 1000만 달러(22조 원)를 수주했다. 연간 수주 목표 233억 1000만 달러(35조 6000억 원)의 61.8%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0척, 96억 달러(14조 7000억 원)의 수주고를 채웠다. 연간 수주 목표 139억 달러(21조 2000억 원)와 비교하면 69% 수준이다. 상선 부문이 52억 달러, 해양 부문이 44억 달러를 각각 수주했다.
올해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목표치의 절반을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연간 수주 목표를 공개하지 않는 한화오션(042660)의 경우 현재까지 21척, 38억 3000만 달러(5조 8000억 원)를 수주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각 사 사정에 따라 수주가 상반기에 몰릴 때도, 하반기에 몰릴 때도 있다"며 "지난해 수준의 수주 실적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의 지난해 수주 실적은 100억 5000만 달러(15조 3000억 원)다.
조선사들의 올해 수주 특징은 에너지 선박 확대 및 컨테이너선 축소로 요약된다. 에너지 선박 확대 배경에는 지정학적 불안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자리 잡고 있다.
각국이 미국-이란 전쟁 등의 여파로 중동에서 주로 수입하던 원유와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처를 다변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 외 북미 등으로 에너지 공급망을 바꾸는 과정에서 선박의 톤마일(수송거리×화물 중량)이 늘어나면서 선박 수요도 같이 증가하는 양상이다.
실제로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LPG선을 비롯한 가스선 수주량은 지난해 연간 11척에 그쳤지만, 올해는 현재까지만 38척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스선 수주 실적이 없었던 삼성중공업은 올해 4척을 수주했다. 한화오션의 경우 올해 전체 21척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11척을 유조선으로 채웠다.
지난해부터 투자 소식이 이어진 글로벌 LNG 프로젝트가 본격화한 점도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는 FLNG 강자로 꼽히는 삼성중공업에 희소식으로 작용하고 있다.
FLNG는 바다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하고 액화한 뒤 저장·하역하는 해상 설비를 말한다. 1기에 3조~4조 원에 달해 조선업계에서 잭팟으로 통한다. 고부가 선박으로 통하는 LNG 운반선이 1척에 3000억 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FLNG는 그 10배에 달한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FLNG를 2기 수주하며 44억 달러(6조 7166억 원)를 채웠다. 미국 델핀 미드스트림에 공급하는 FLNG를 29억 달러에, 모잠비크에 투입되는 코랄 노르트 FLNG를 23억 9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다만 코랄 노르트의 경우 지난해 체결한 예비 계약 금액이 올해 집계에서 제외됐다.
에너지 관련 선종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호재도 발굴하고 있어 국내 조선업계의 호실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조선가 상승을 동반한 탱커, 가스선, LNG운반선 수주가 전부 좋다"며 "미국 데이터센터 수주와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등의 실적 모멘텀들도 유효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반면 지난해 K-조선의 효자 선종 노릇을 했던 컨테이너선의 경우 올해 수주가 대폭 줄었다.
지난해 연간 75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던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현재까지 28척 수주에 그쳤다. 지난해 9척을 수주했던 삼성중공업도 올해엔 2척만 계약했다. 한화오션의 경우 올해 현재까지 컨테이너선 계약이 없다.
과거 대규모 발주에 따른 선박 과잉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물동량 감소 전망이 이어지면서다.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는 뜻이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감축 조치(넷 제로 프레임워크) 채택 연기도 선주사들의 관망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란 분석이다.
1096pages@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