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치료해도 안 낫지?"…1년 절뚝인 강아지, 뜻밖의 원인은

본동물의료센터, 말초신경종양 증례

본동물의료센터는 1년 간 지속적인 파행 증상을 보인 비숑프리제가 관절 질환이 아닌 신경종양으로 진단된 사례를 소개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클립아트코리아).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슬개골 탈구나 관절염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신경종양이었다."

1년 넘게 다리를 절뚝거리던 반려견은 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통증에 시달렸다. 발을 반복적으로 물어뜯는 행동까지 보였지만 원인은 관절이 아닌 신경을 침범한 종양이었다.

24시 본동물의료센터 안양점은 최근 만성 파행(절뚝거림)의 원인이 말초신경종양(Peripheral Nerve Sheath Tumor, PNST)이었던 11살 비숑 프리제의 치료 사례를 공개했다.

10일 본동물의료센터에 따르면 말초신경종양은 신경을 감싸고 있는 조직인 신경초에서 발생하는 종양이다. 초기에는 절뚝거리거나 특정 부위를 아파하는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슬개골 탈구, 관절염, 박리성 골연골염(OCD) 등 일반적인 정형외과 질환으로 오인되기 쉽다.

이번 환자(환견)는 11살 중성화 암컷 비숑 프리제로 약 1년 전부터 지속적인 파행 증상을 보였다. 여러 차례 치료와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발바닥을 반복적으로 물어뜯는 행동까지 나타나 본동물의료센터를 찾았다.

내원 당시 환자는 왼쪽 앞다리에 체중을 전혀 싣지 못했고 겨드랑이 부위 통증과 근육 위축도 확인됐다. 의료진은 일반적인 정형외과 질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증상이라고 판단해 추가 검사를 진행했다.

방사선 검사에서는 장기간 다리를 사용하지 못해 발생한 뼈 밀도 감소와 근육량 감소가 확인됐다.

이어 실시한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에서 왼쪽 앞다리 신경이 모여 있는 상완신경총 부위에 종괴가 발견됐다. MRI(자기공명영상) 검사에서는 종양이 목 부위 신경뿌리까지 침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초신경종양 환견의 CT 결과(본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말초신경종양 환견의 MRI 결과(본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의료진은 말초신경종양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 과정에서는 종양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왼쪽 앞다리 절단술과 함께 종양이 침범한 신경을 제거하는 수술이 진행됐다. 이후 조직검사 결과 악성 말초신경초종(Malignant Peripheral Nerve Sheath Tumor, MPNST)으로 최종 진단됐다.

이번 증례에서 특히 의미 있는 부분은 수술 후 삶의 질 변화다.

수술 전 환자는 극심한 신경성 통증 때문에 발을 계속 물어뜯었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수술 이후 통증 반응이 사라졌고 반복되던 발 물어뜯기 행동도 없어졌다. 현재는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상태다.

정영은 본동물의료센터 외과 과장은 "말초신경종양은 초기에는 관절이나 인대 문제처럼 보여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정형외과 치료와 재활치료를 반복해도 절뚝거림이 계속되거나 발을 물어뜯고 근육 위축, 심한 통증이 동반된다면 신경계 질환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초신경종양은 엑스레이만으로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CT나 MRI 같은 정밀 영상 검사가 중요하다"며 "종양의 위치와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면 수술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피펫]

정영은 본동물의료센터 외과 과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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