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찍고 몽골까지 IP 띄운다… K-애니, 로컬라이징 전략으로 배급망 확장

2100억뷰 핑크퐁·'로보카폴리' 145개국 출격…韓 콘텐츠 인기
문화 검수로 리스크 선제 차단…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흥행

더핑크퐁컴퍼니 아기상어.(더핑크퐁컴퍼니 제공)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국내 지식재산권(IP) 기업들이 협소한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로 영토를 확장하며 수익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진출국의 종교·문화적 금기 사항까지 철저히 걸러내는 '문화 검수'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10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더핑크퐁컴퍼니, 로이비쥬얼 등 국내 주요 애니메이션 IP 기업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동남아, 몽골 등 글로벌 배급 시장 다변화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 공략의 핵심은 '철저한 현지 맞춤형 콘텐츠'다. 단순히 언어를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현지 정서와 규제에 맞춘 미세 조정(튜닝)이 이뤄진다.

'본 글로벌'(Born Global) 전략을 기반으로 전 세계 244개국에 콘텐츠를 선보여 온 더핑크퐁컴퍼니는 최근 기획과 제작 전반에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문화적 감수성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부 구성원들이 주도해 신설한 '문화 감수 TFT'(태스크포스팀)를 가동 중이다.

해당 조직은 초기 기획 단계부터 후반 수정 단계까지 콘텐츠 제작 파이프라인 전반에 걸쳐 문화 검수를 진행한다. 캐릭터 설정, 스토리라인, 제스처, 의상, 배경 등 세부 요소를 다양한 문화권의 관점에서 검토해 글로벌 시청자가 불편함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이다.

실제로 캐릭터의 간단한 손동작 하나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예컨대 손등이 보이는 'V'(브이) 제스처는 영국, 호주, 아일랜드 등 일부 문화권에서 심각한 욕설이나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손가락 모양만으로 특정 뉘앙스를 전달하는 연출은 원천 지양한다.

이러한 고도화된 현지화 전략에 힘입어 더핑크퐁컴퍼니의 콘텐츠 누적 조회 수는 2100억 뷰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전 세계 유튜브 조회 수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 영상은 단일 영상으로만 169억 뷰를 돌파하며 독보적인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로보카폴리 튀르키예 TV+ 화면.(로이비쥬얼 제공)

또 다른 대표 IP '로보카폴리'의 제작사 로이비쥬얼 역시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나 친근하게 받아들여지는 '자동차'라는 보편적인 콘셉트와 스토리를 무기로 글로벌 영토를 넓히고 있다.

현재 전 세계 145개국에 38개 언어로 미디어 배급을 진행 중이며, 최근 '로보카폴리 시즌5'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첫 공개하며 플랫폼 다변화에도 성공했다.

뉴미디어 플랫폼에서의 기세도 매섭다. 로보카폴리 유튜브 영어 채널 구독자 수는 982만 명을 돌파하며 1000만 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채널(315만 명)과 중국어 채널(250만 명)도 탄탄한 글로벌 팬덤을 견인하고 있다.

글로벌 안착의 배경에는 각 지역의 정서를 세밀하게 파고든 로컬라이징(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먼저 이슬람 문화권 정서를 고려해 핼러윈이나 마법 등 현지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소재를 철저히 지양하는 스크리닝 작업을 거쳤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리스크 관리가 글로벌 롱런의 핵심 열쇠가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K-애니메이션이 완구·출판·공연 등 다양한 비즈니스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는 철저한 로컬라이징이 필수"라며 "진출국의 율법이나 문화를 고려한 리스크 관리와 현지 맞춤형 전략이 장기적인 글로벌 흥행을 이어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smk503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