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AX 비전 선포식 '제2 애니콜 화형식' 되나

절박한 위기의식과 실행 의지 담은 'AX 비전' 선포 예정
삼성, 'AI 대전환'…외부 생성형 AI 도입·사장단에 AI 교육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R5 연구소에서 열린 삼성전자 이노베이션 포럼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1995년 애니콜 모델과 2003년 겔럭시S4 모델을 비교 관람하고 있다.2013.6.27 ⓒ 뉴스1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삼성이 인공지능(AI) 대전환(AX)을 선언하면서 사장단이 공동 'AX 비전'을 선포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삼성의 AX가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선포식에서 강도 높은 비판과 위기의식이 담길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번 선포식은 제2의 '애니콜 화형식'이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은 지난 1995년 애니콜 휴대전화 불량률이 11.8%까지 치솟자 시중에 판매된 애니콜 15만대를 전량 회수해 삼성전자(005930) 구미공장 운동장에 쌓은 뒤 임직원 2000여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이를 해머로 부수고 불태웠다.

이를 계기로 애니콜 불량률은 2%로 급감했고 국내 시장 점유율은 50%로 급등했다. 삼성은 이후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 갤럭시S로 대박을 터트렸다. 애니콜 화형식은 오늘날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신화를 써낸 밑거름이 됐다.

이에 따라 삼성의 비전 선포식이 AX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 전 사장단이 AI 체화…절박한 위기의식 담은 'AX 비전' 선포식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달 중 관계사 전체 사장단 50여 명을 대상으로 AI 집중교육인 'AX(AI 전환) Boot Camp'를 실시한다. 삼성이 전 사장단을 대상으로 AI 집중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최초다. 경영진부터 AI를 직접 다루고 업무에 체화하는 실습형 교육이다.

삼성 전 관계사 사장단은 'AX Boot Camp'에서 공동 'AX 비전'도 선포할 예정이다. AI 교육 기간 사장단은 수동적으로 교육받는 것을 넘어 'AI를 활용한 각 사 업무 프로세스 혁신 방안'도 직접 발표한다.

이를 두고 업계는 삼성이 이제서야 AX를 추진하는 데에 대한 반성이 담겨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내부적으로 모여 선포식을 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그만큼 AX 출발이 늦은 데에 절박한 위기의식과 반성을 느낀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장단의 선포식이 제2의 애니콜 화형식을 떠오르게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삼성은 이번 선포식에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이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일하는 방식과 마음가짐의 근본적 전환 없이는 어떤 기업도 한순간에 도태될 수 있다는 절박한 위기의식과 강력한 실행 의지를 담을 예정이다.

AI 교육을 이수한 한 삼성그룹 임원은 "AI를 체계적으로 배우면 이렇게 쉽고 또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솔직히 놀랐다"며 "현업에서 일하는 방식을 즉각적으로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과 위기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전 관계사 임원 23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8월 12일까지 차수별로 2박 3일간 진행된다. 사장단∙임원 외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올해 안에 완료할 계획이다.

삼성은 사장단과 임원 교육을 전사적 AX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고 경영진이 AI를 기반으로 업무를 재설계하고 조직 혁신을 이끌어가도록 할 방침이다.

삼성 관계사 임원들이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AI 집중교육을 받고 있다.(삼성전자제공)
이재용 "일하는 방식 바꿔야" 특명…외부 생성형 AI 이례적 도입

삼성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 관계사를 대상으로 이달 중 제미나이(Gemini), 챗지피티(ChatGPT), 클로드(Claude) 등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도 공식 도입한다.

삼성 전 관계사가 업무의 모든 과정에 AI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사장단과 임원, 직원의 일하는 방식과 조직문화 등 조직 DNA 자체를 AI 중심으로 탈바꿈한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며 "R&D부터 생산∙마케팅∙지원 등 모든 업무 밸류체인에 AI를 접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안에 철저한 삼성이 외부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이 역시 삼성이 외부 AI 전면 사용에 나설 정도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은 동시에 관련 보안 체계도 정교하게 구축해 'AI 활용 확대'와 '리스크 통제'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로써 삼성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한 AI 생태계 구축에 이어 삼성의 조직 DNA까지 AI를 바탕으로 탈바꿈해 나갈 방침이다.

CEO가 강력하게 8대 업무 과정에 AI를 적용해 경영혁신을 속도감 있게 주도해 나가면서 경쟁 업체와의 간극을 좁혀나갈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CEO가 직접 AX 추진을 리딩하고 전 사장단과 관계사 전체로 교육·적용되는 만큼 조직 전체가 AI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