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젠슨 황, 7개월간 6번 만났다…SK-엔비디아 'AI 동맹' 과시

대만 회동 이어 곧바로 삼겹살 회동…HBM 넘어 '전방위 AI 동맹'
SK-엔비디아-TSMC '삼각동맹' 구상…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 조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의 삼겹살집에서 기업 총수들과 회동, 잔을 부딪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공동취재) 2026.6.5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7개월 동안 6차례나 만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를 두고 SK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동맹이 견고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은 이날 방한한 황 CEO와 서울시 마포구 홍대 인근에 있는 '형님 저요'에서 회동했다. 회동에는 이들을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도 함께했다.

특히 최 회장은 채 일주일도 안 돼 황 CEO와 한국에서 재회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대만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에서 별도 회동을 했다. 또한 황 CEO의 SK하이닉스 부스 투어 중에도 만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최 회장과 황 CEO를 비롯한 양사 경영진이 엔비디아 GTC 행사가 열리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만나 AI 메모리 분야에서 함께 이뤄낸 성과를 되새기고 향후 AI 인프라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 메모리 분야에서 함께 이뤄낸 성과를 돌아보고 AI 인프라의 새로운 지평을 함께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황 CEO가 최 회장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촬영한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식사를 함께하면서 스킨십도 강화하고 있다. 이날 저녁 삼겹살 회동은 평소 미국, 중국, 대만 등을 다니며 그 지역의 인기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하는 황 CEO의 취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2월 미국을 찾았을 때 황 CEO와 함께 엔비디아 본사가 있는 미국 산타클라라에서도 한국식 치킨을 함께 즐긴 바 있다. 이날 삼겹살 회동은 황 CEO의 답방이기도 하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이들의 만남만 지난 7개월 동안 6번에 달한다.

최 회장과 황 CEO는 지난해 10월 경주 APEC을 시작으로 미국과 대만에서 회동을 가져왔다.

이들이 단기간에 집중적인 미팅을 가진 만큼 논의 테이블에 오른 주제도 반도체 공급을 넘어 글로벌 AI 시장과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논의하는 단계로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그룹과 엔비디아 간 협력은 HBM, GPU를 넘어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SK그룹은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와 국내 제조업 생태계의 AI 혁신을 위한 '제조 AI 클라우드' 구축에 뜻을 모았다. 엔비디아 GPU로 구동되는 '옴니버스 플랫폼'을 SK그룹이 구축하고 이를 SK그룹 계열사, 국내 공공기관 및 스타트업 등에 개방하는 것이다. 옴니버스는 제조업 공정을 온라인 3차원(3D) 가상공간에 똑같이 구축해 시뮬레이션하도록 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이다.

또한 SK텔레콤은 엔비디아가 6세대(6G) 이동통신 핵심기술로 추진 중인 AI-RAN(무선접속망) 기술 개발에 참여해 R&D, 실증, AI-RAN에 특화한 AI 서비스 발굴 등에 함께하고 있다. 황 CEO는 지난 1일 대만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SK텔레콤을 전략적 파트너로 꼽기도 했다.

최 회장은 양사 간 축적한 신뢰, 협업, 역량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 엔비디아, TSMC의 'AI 삼각동맹'을 구상하고 있다. 최 회장은 대만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과 별도로 회동을 갖고 AI 반도체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SK와 엔비디아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첫 협력을 시작했지만, AI 인프라 전반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양측은 더욱 확산한 범위의 협력을 논의하고 있을 것"이라며 "최 회장이 동분서주하며 황 CEO와 신뢰를 쌓았고, 이런 노력이 한국과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