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이 딸기 재배를? 여의도 50배 규모 농장서 테크 혁신 나선 이유

英 최대 규모 다이슨 파밍 2405억 투자…순환형 생태계 구축
농작물에 엔지니어링 접목 '팜 투 포뮬레이션'…농업 혁신 추구

다이슨 파밍 내 해바라기 농장에 서 있는 다이슨 창립자 제임스 다이슨 모습.(다이슨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영국 링컨셔(Lincolnshire), 옥스포드셔(Oxfordshire), 서머싯(Somerset), 글로스터셔(Gloucestershire) 등지에 걸친 약 145㎢(4406만 평) 규모의 경작지에선 연간 밀 4만 톤, 사탕무 2만 9000톤, 보리 9000톤, 감자 1만 2000톤, 콩 1500톤이 재배된다.

이중 9만㎡(약 2만 7225평)의 해바라기 농장에서는 80만 송이가 넘는 해바라기가 자라고 있다. 대표 생산물인 고품질 딸기는 약 6만 703㎡(약 1만 8000평) 규모의 유리 온실에선 연간 1250톤 이상이 사계절 내내 생산된다.

이곳은 영국 최대 규모의 농업 기업인 다이슨 파밍(Dyson Farming)으로 여의도 면적의 약 50배 규모다.

무선 청소기·헤어 드라이어의 대명사, 글로벌 테크기업 다이슨(Dyson)은 어떻게 농업에 뛰어들게 됐을까.

유리온실 모습.(다이슨제공)
영국 식량 안보 위기↑…'팜테크'로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

다이슨은 △지속 가능한 식량 생산 △식량 안보 △환경 보호를 사회와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요소로 보고 이에 대한 장기 투자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팬데믹과 기후 이상에 따른 공급망 불안은 최근 영국의 식량 안보를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다. 섬나라인 영국이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다이슨은 자사 기술력이 이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다이슨이 엔지니어링 기업인 만큼 다이슨 파밍 역시 기술 기반의 농업 혁신을 추구한다. 2012년부터 엔지니어링 기술을 접목한 농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원료 재배와 성분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토질, 인프라, 신기술, 환경 계획 등을 고려한 농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에 다이슨 파밍은 농업 수확량을 늘리고 생물 다양성을 확보하며 토지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 연구를 지속 중이다.

다이슨 엔지니어들이 12개월에 걸쳐 개발한 '하이브리드 수직 재배 시스템'(Hybrid Vertical Growing System)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전통적인 줄배열이 아니라 5.5m 높이의 거대한 대관람차 형태 알루미늄 구조물에 딸기를 다층으로 재배하는 방식이다.

다이슨 관계자는 "유리 온실의 높이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동일 면적에서 더 많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며 "두 대의 구조물에서 총 6000주(株)의 딸기를 재배할 수 있다. 딸기 생산량 250% 증대와 품질 최적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수직 재배 시스템.(다이슨제공)
전력 생산부터 부산물 환원까지…농업 혁신 통해 제품 완성

다이슨 파밍은 혐기성 소화 공정(Anaerobic Digester)을 통해 순환형 농업 생태계를 구현하고 있다. 인근 농지에서 수확한 작물을 소화조에 투입해 미생물 분해를 통해 바이오가스(바이오메탄)를 생산하고 이를 전기 및 열에너지로 전환해 약 1만 가구에 공급 가능한 규모의 전력을 생산한다.

생성된 열에너지와 이산화탄소는 유리 온실에 공급돼 연중 딸기 재배를 위한 최적의 생육 환경을 조성한다. 소화 후 부산물은 유기농 비료로 농지에 환원된다.

다이슨 파밍은 정밀 농업, 포장 기술, 에너지 활용, 자동화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보이지 않는 빛까지 감지해 물체를 식별하는 초분광 기술을 비롯해 새로운 장비·인프라 확보에 약 1억 4000만 파운드(약 2405억 원)를 투자해 미래의 농업 혁신 기반을 확장하고 있다.

다이슨 엔지니어들은 각 농작물이 지닌 고유한 성분에 주목, 여기에 엔지니어링을 접목해 제품을 선보였다. 2025년 다이슨 최초로 선보인 '팜 투 포뮬레이션'(Farm to Fomulation) 제품인 오메가 라인 2종, 다이슨 파밍의 보리에서 추출한 성분을 함유한 '아미노 리브-인 스칼프 버블 트리트먼트' 등이 그 결과물이다.

한편 다이슨 창립자 제임스 다이슨은 영국 내 엔지니어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2002년 차세대 엔지니어 양성을 목표로 하는 자선 재단 '제임스 다이슨 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장학금 지원, 엔지니어링 워크숍, 대학 협력 프로그램, 국제 학생 디자인 공모전인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미래 엔지니어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2017년에는 영국 왕실의 승인을 받은 '고등교육 및 연구 법안'에 입각해 다이슨 기술 공학 대학도 세웠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