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효과' 두산에너빌, 1Q 수주잔고 24조…가스터빈 단가 3배 뛴다

빅테크 데이터센터용 수주 급증…수요 초과 시장 진입
대형 원전·SMR 생산능력 확충…"에너지 빅사이클 지배" 평가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들이 380메가와트(380㎿)급 가스터빈 성능시험을 통과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두산그룹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기준 24조 원이 넘는 누적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북미 빅테크 기업들을 겨냥한 대형 가스터빈 수주가 늘어나면서 신규 수주만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급증한 2조 8000억 원을 기록했다.

가스터빈 공급 부족으로 킬로와트(㎾)당 수주 단가가 최대 3배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돼 수익성을 더 좋아질 전망이다.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핵심 기자재 생산능력을 3배 이상 확충하면서 글로벌 전력 인프라 슈퍼 사이클 수혜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북미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공략…수주잔고 24조 돌파

26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4조 134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9% 증가한 규모다. 1분기 신규 수주액은 2조 785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1.8% 뛰어올랐다.

국내와 북미 시장의 빅테크 데이터센터를 향한 대형 가스터빈, 스팀터빈 수주 등이 지난 1분기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북미 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성과다.

앞서 두산에너빌리티는 1분기에만 북미 시장에서 데이터센터용 가스터빈 7기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첫 공급 계약 후 4개월 만에 누적 12기 수주를 달성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가 대규모 GPU 클러스터 가동을 위해 두산에너빌리티의 380메가와트(㎿)급 천연가스 터빈 5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34년까지 누적 100대 이상의 가스터빈을 수주해 서비스 분야에서만 연간 1조 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김세련 LS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구조를 보면 가스발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030년대 중반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원은 태양광, 풍력, 원전 등으로 다변화하겠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발전원은 여전히 가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원전 준공의 긴 시간을 가스 발전이 빠르게 대응해 전력 수요 급증을 메워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급 부족 지속…가스터빈 단가 '3배' 뛴다

업계는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은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재편된 것으로 본다. 과거 재생에너지 사이클 당시 글로벌 가스터빈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생산능력 축소를 단행한 여파가 공급 부족(쇼티지)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억눌렸던 전력 수요 회복과 맞물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겹치면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났다. 글로벌 대형 가스터빈 기업들이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밀려드는 주문을 완전히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공급 부족은 발주 단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가스터빈의 ㎾당 단가는 지난 2019년 약 200달러 수준에 불과했지만 오는 2027년에는 600달러 수준까지 약 3배가량 껑충 뛸 것으로 추산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글로벌 터빈 3사로 불리는 GE, 지멘스, 미쓰비시에 이어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H급 대형 가스터빈 제작 기술을 보유했다. 높아진 수주 단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을 넘어 중동과 동남아 시장으로 보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두산그룹 제공)/뉴스1
원전 르네상스 2.0 준비…SMR 생산 능력 3배 키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단기 전력 수요 폭증을 가스터빈으로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을 활용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 원전의 뼈대가 되는 핵심 주 기기 제작 역량을 갖추고 있다. 체코 두코바니 대형 원전 관련 원전 증기터빈 공급 계약 등 '팀코리아'가 추진하는 다수의 해외 원전 수출 프로젝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SMR 시장 성장에 발맞춰 8068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창원공장에 SMR 전용 제작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두산에너빌리티의 SMR 모듈 제작 능력은 기존 연간 6기에서 20기로 확대된다.

김세련 애널리스트는 "팀코리아의 원전 수출 파이프라인이 가시화될 경우 단순 시공 외에도 핵심 기자재 공급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수혜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면서 "원전과 SMR 시장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핵심 기자재 공급 역량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