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국내선 '혈투' 해외선 '원팀'…과열 경쟁에 신뢰 저하 우려도
'KDDX' HD현대·한화오션, '무인차량' 현대로템·한화에어로 격돌
한화오션·HD현대, 캐나다 잠수함 수주 원팀…독일 TKMS와 경쟁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K-방산 업체들이 국내외 수주를 두고 '경쟁과 협력'이라는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에서 범현대가와 한화그룹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이면서도, 캐나다 잠수함수주에서는 '원팀'으로 협력하는 구도다.
당분간 국내 경쟁을 통한 기술 발전과 해외 협력을 통한 시장 확대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나친 국내 갈등이 해외 수주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용역 입찰을 재공고할 예정이다.
앞서 방사청은 한화오션(042660)과 HD현대중공업(329180)을 대상으로 지명 경쟁 입찰을 진행했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해당 용역 사업비는 8820억 99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당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최종 계약은 오는 7월쯤으로 예상됐다.
선도함 건조를 통해 기술 검증 및 양산 설비를 구축할 수 있고, 나머지 사업 물량도 확보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KDDX 사업은 선체와 전투 체계를 국내 기술로 구현하는 6000톤급 이지스급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것으로, 총사업비는 7조 8000억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며 "관련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공고 시에도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하지 않으면 방사청과 한화오션이 수의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 관계자는 "재공고 시 입찰 기간은 10일 동안 주어진다"며 "이때에도 한 업체만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와 수의 계약으로 진행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로템(064350)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에서 경쟁하고 있다. 다목적 무인차량은 육군 미래전력 개념인 아미타이거 4.0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총 496억 3000만 원 규모로 지난 2024년 4월 입찰 공고됐다. 당초 방사청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최종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사업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사업 초기부터 다목적 무인차량 성능 평가 기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현대로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간 갈등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사업자 선정이 지연됐다.
최근 사업자 선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다목적 무인차량 성능확인 평가를 완료했으며 당초 공정성을 이유로 평가를 거부했던 현대로템도 해당 절차를 진행한 것이다.
현대로템 'HR-셰르파'는 6륜 전기구동·360도 제자리 회전·자율주행 기술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아리온스멧'은 최고 속도 43㎞/h에 전기 충전 후 100㎞ 운행 가능이 특징이다.
최종 사업자는 올해 상반기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다목적 무인차량 입찰 승자는 조 단위 후속 사업을 선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쟁과 대조적으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원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캐나다 잠수함 조달 프로그램(CPSP) 입찰에 공동 참여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주관하고 HD현대중공업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재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경쟁하고 있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의 노후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한 사업이다.
최대 12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사업 규모는 최대 600억 캐나다달러(약 65조 원)로 추정된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3000톤급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을 제안했다.
장보고-III 배치II는 한국 해군이 운용 중인 차세대 잠수함으로, 3000톤급 디젤-전기 추진 방식의 잠수함이다. 한국형 전투·무기체계를 탑재하고 있으며 스텔스 성능과 작전 지속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는 6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KDDX 사업을 둘러싼 양사 간 갈등이 캐나다 프로젝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다 원팀 협력 모델이 향후 해외 시장 공략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만큼 갈등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국가 대 국가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 간 과도한 갈등은 '코리아 원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원팀 협력이 성공하려면 양사 간 신뢰 회복이 선행해야 하는데,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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