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과도한 요구' 질타…삼전 노조위원장 "우리 아니다" 황당
"LG(유플러스) 보고 하는 이야기…우리는 납득 가능한 수준"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일부 노동조합에 대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지적한 데 대해 삼성전자(005930) 노조위원장은 자신들을 향한 비판이 아니라고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최 위원장의 입장이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대통령 발언을 조롱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전날 조합원 커뮤니티에서 이 대통령의 수석보좌관회의 발언이 삼성전자 노조에 대한 경고성이 아니냐는 질의에 "LG(유플러스) 보고 하는 이야기죠. 30% 달라고 하니, 저희처럼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납득 가능한 수준(을 요구)해야 하는데"라는 글을 게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에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는 요구는 합리적인 만큼 대통령의 비판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대 300조 원인 점을 감안하면 노조는 최대 45조 원의 성과급을 요구 중이다. 노조는 사측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최 위원장의 입장과는 달리 정치권과 경제계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국민에게 지탄받게 되면 해당 노조뿐만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만 살자가 아니라 노동자 모두가, 국민 모두가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책임 의식, 연대 의식이 필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삼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사측에 영업이익의 15%에 달하는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특히, 청와대는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분석한 보고서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노조를 향해 과도한 요구를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노조 최고 책임자는 자신들의 요구 수준을 다른 무리한 요구와 비교하며 외면한 셈이다.
게다가 최 위원장이 언급한 비교 대상 역시 잘못됐다는 반응도 나온다. LG유플러스 노조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한 바 있는데 성사가 되더라도 1인당 성과급은 3000만 원에 미치지 못한다. 반면,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는 1인당 6억 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최근 노조를 향한 여론 역시 싸늘해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실시, 지난달 29일 발표한 '삼성전자 파업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가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지난해 주주 배당 재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하고 있기에 주주들의 반발도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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