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산업부 장관에 "노동자 악마화 엄중 경고" 항의
"노동자 땀방울 모독 행위 지속될 경우 단호히 맞설 것" 서한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향해 "이중잣대와 반도체 산업 노동자 악마화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에 대해 "삼성전자의 성과가 과연 경영진과 노동자만의 결실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은 30일 홍광흠 위원장 명의로 김 장관에게 '편향적 노사관계 개입 발언에 대한 강력 유감 표명'이라는 제목의 항의 서한을 보냈다.
노조는 "장관이 지난 기자회견을 통해 보여준 민간기업 노사관계에 대한 불균형한 시각에 깊은 분노를 표한다"며 "장관은 노조에만 '현명한 판단'을 촉구하며 현 사태의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전가했는데 이는 정부가 마땅히 지켜야 할 중립적 의무를 저버린 것이며, 국가 경제를 볼모로 노조를 악마화해 국민 여론을 선동하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 파업사태에 대해선 정부가 결국 물러나며 그 정당성을 인정한 꼴이 됐으면서도 왜 국가 기간산업을 지탱하는 반도체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산업을 후퇴시키는 '암종'으로 취급하는 것이냐"며 "정부의 원칙 없는 대응과 이중잣대에 우리 9만 조합원은 실망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노조는 "이미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고, 민간기업에선 인재를 부품으로 여기며, 정부는 그런 민간기업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상황에, 무슨 첨단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시대의 리딩 국가가 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노조는 또 "노동자를 압박하는 국민 여론을 조성하는 것은 '정당한 행정'이고,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 가치를 옹호하는 것은 '부당한 개입'이냐"며 "노조의 요구 조건에 대한 정확한 파악 또한 이뤄진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장관이 진심으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을 지켜내고 싶다면, 다가올 지방선거에 대한 정치적 셈법이나 대기업 최고경영자 출신의 편향된 시각을 내려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노동자의 땀방울을 모독하는 지금과 같은 행위가 지속될 경우, 헌법이 부여한 모든 권한을 동원해 단호히 맞설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파업 정국이 장기화되지 않고 해결되길 바란다면, 조속한 임단협 체결 및 반도체 인재 처우 개선을 위한 노사정 면담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27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삼성전자는 단순 개별 기업이 아닌 "국가 공동체의 결실(자산)"이라고 강조하며 노사 양측에 신중한 판단을 촉구했다. 김 장관은 경영진과 노동자뿐 아니라 협력업체, 주주, 국민 등 다양한 경제 주체가 삼성전자 성과에 함께 기여하고 있다며, 노조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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