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핵심광물·첨단산업 공급망 협력 강화…제3국 광산 개발 필요"

한경연-日 경단력과 공동 세미나 한·일 공동 프로젝트 확대 필요
트윈 허브 AI 인프라 동맹…한·일 간 실행가능 정책과제 준비

정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형 글로벌 공급망(K-GVC) 재편을 위한 정책 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 ⓒ 뉴스1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한국과 일본이 제3국에서 공동으로 광산을 개발하고 주요 광물의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미 니켈, 구리, 철광석 등 자원개발 프로젝트에서 협력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의 종합정책연구소와 공동으로 22일 일본 경단련회관 국제회의실에서 '복합위기 시대의 한일 新경제협력 세미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국이 해외자원개발과 다자협력 플랫폼을 활용한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 글로벌 공급망 변화 흐름 속에서 산업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韓 통상교섭본부장, 'SCPA·다자 플랫폼 기반의 한·일 협력' 강조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일 경제통상 협력 방향'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한·일 양국은 공통의 도전과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고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된 지금 필요한 것은 가치와 이해를 공유하는 국가 간 유연한 연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급망 측면에서 협력을 위해서는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 기반 협력, 地전략적 자원 협력 포럼(FORGE),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다자 플랫폼 기반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 협력 강화와 희토류 등 공급망 안정화에 주력해 왔다. 한국은 공급망 3법 및 희토류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경제안보법을 기반으로 자국 내 희토류 탐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수급 위기 발생 시 신속히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석유·가스 등의 상호 비축 및 스와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세계 최대의 저장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일본은 자국 수요를 상회하는 여유 물량을 운용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지난 3월 인도 태평양 에너지 안보 장관회의를 계기로 한국가스공사와 일본 JERA는 'LNG 수급 협력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하고 LNG 스와프 등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JERA는 동경전력과 중부전력이 50%씩 출자해 2015년 설립한 일본 최대의 LNG 수입 기업으로 일본 전체 전력의 약 30%를 공급한다.

제3국 광산 개발·인프라 투자 등 '한·일 공동 프로젝트' 확대 필요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원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한·일 양국이 제3국에서의 광산개발과 인프라 투자 등 공동 프로젝트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국은 이미 니켈, 구리, 철광석 등 자원개발 프로젝트에서 협력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

안 부원장은 다자협력 플랫폼인 핵심광물협정(ATCM)이 향후 가격 메커니즘, 투자 기준, 공급망 규범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어 한·일 공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 부원장은 "한·일이 리튬, 흑연, 희토류 등 주요 광물의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꼽았다. 핵심광물과 반도체, 에너지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 다변화와 안정성 확보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

구노 아라타(久野 新) 아시아대학 교수는 이어진 발표에서 "한·일 양국이 중점적으로 협력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분야는 공급망 안정화"라며 "반도체, 배터리, 핵심광물과 같은 전략산업에서 특정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위기 발생 시 공동 대응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과제"라고 제시했다.

구노 교수는 이를 위해 양국이 정보 공유, 공동조달, 생산 협력 등 보다 실질적인 협력 메커니즘을 시급히 고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일 협력이 '자유무역 중심'의 경제적 이익을 넘어 전략적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경제안보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협력 방식도 기존의 포괄적 다자협력에서 벗어나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 소다자 또는 양자 협력 구조로 재편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한경연은 이번 세미나 논의를 바탕으로 정책 제안 보고서를 5월 중 마련할 예정이다.

정철 한경연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세미나가 당위적 논의를 넘어 실질적인 한·일 협력 모델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한·일 경제협력을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