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K-배터리만 30조 넘게 산다…전동화 핵심 파트너로 '우뚝'
삼성SDI '독일 빅3' 파트너로…LG엔솔 'LFP 첫 수주' 中 텃밭 공략
유럽 전기차·북미 ESS '쌍끌이'…프리미엄 시장서 기술력 입증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차세대 전기차 핵심 파트너로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 등 한국 배터리 기업들을 연이어 선택했다. 프리미엄 완성차의 상징인 벤츠가 핵심 파트너로 한국 기업을 낙점하면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앞세운 K-배터리의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20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위한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SDI가 벤츠에 처음으로 배터리를 공급하는 사례다.
삼성SDI는 벤츠의 차세대 중소형 전기 SUV와 쿠페 모델에 탑재될 고성능 배터리를 공급한다. 이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소재가 적용돼 주행 거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장수명, 고출력 성능과 함께 삼성SDI의 독자 기술로 개발된 안전성 설루션도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 규모를 10조원 안팎의 대형 수주로 보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SDI는 BMW(2009년), 아우디(2015년)에 이어 벤츠까지 확보하며 이른바 '독일 프리미엄 빅3'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 10년 이상 축적된 기술 신뢰와 협력 경험이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벤츠 전동화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벤츠는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사로 공식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배터리 기업이 독일 완성차 업체에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첫 사례다.
LG에너지솔루션이 확보한 벤츠향 물량은 25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양사는 2024년 이후 총 4건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100GWh를 웃도는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이 주도해 온 LFP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글로벌 완성차의 핵심 공급사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LFP 배터리뿐 아니라 차세대 원통형 '46시리즈'까지 공급하며 프리미엄과 보급형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번 계약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시장과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완성차 전동화 수요와 전력 인프라 수요를 양축으로 성장 동력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113만2000대로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특히 유럽은 61만9000대로 20.2% 늘어나며 안정적인 확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 전망도 긍정적이다.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기존 27%에서 29%로 높아지고, 2027년에는 35%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K-배터리를 핵심 파트너로 선택한 것은 향후 시장 경쟁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날 올라 칼레니우스 최고경영자(CEO)는 "LG와는 여러 산업 분야에서 장기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오늘도 그 관계를 재확인했다"고 했다. 요르그 부르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개발 과정에서 한국 기업과 협업 가능성에 대해 "삼성SDI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와 함께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유럽 전기차 시장뿐 아니라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ESS 시장은 2023년 약 80GWh에서 2030년 130GWh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현지 기업들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벤츠와의 협력을 계기로 유럽 전기차와 북미 ESS를 동시에 공략하는 구조가 완성됐다"며 "수요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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