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 발목 잡힌 봄 특수… 2분기 소매유통 전망 '80' 정체

소비심리 위축…원가부담과 물류비용 증가 등 영향
백화점 '외국관광객 특수'로 기준치 상회...대형마트·온라인 고전 예상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추이.(대한상의 제공)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중동전쟁 여파로 유가와 환율이 치솟으면서 유통업계의 2분기 '봄철 특수' 기대감이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소매유통업체 500개 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전 분기(79)와 유사한 '80'을 기록하며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았다. RBSI는 100 이상이면 경기 개선, 미만이면 악화를 전망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대한상의는 봄철 나들이와 가정의 달, 이사·결혼 수요 등 계절적 호재에도 불구하고 중동 전쟁 영향이 내수 진작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9.8%가 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매입가 및 물류비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부담이 없다는 응답은 6.4%에 그쳤다.

소비 심리도 둔화했다.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는 2월 112에서 3월 107로 하락했다. 비용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업태별로는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백화점(115)은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기준치를 상회했다. 원화 약세와 K-소비재 열풍으로 1분기 외래 관광객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476만 명을 기록하는 등 외국인 수요가 지수를 견인했다.

편의점은 85로 상승했다. 온화한 날씨로 유동 인구가 늘면서 간편식과 음료 판매 증가 기대가 반영됐다. 다만 높은 물류비는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슈퍼마켓은 외식 물가 상승에 따른 집밥 수요 증가로 80까지 반등했다.

반면 대형마트(66)는 소량 구매 경향 심화와 설 명절 이후 소비 감소가 겹치며 회복세가 주춤했다.

온라인쇼핑(74)은 유통 업태 중 유일하게 전망치가 하락했다. 야외활동 증가로 인한 이용 감소와 더불어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와의 경쟁 심화, 물류비 상승 등이 제약 요인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주문했다. 최자영 한국유통학회장은 "중동 전쟁 여파로 내수경기와 소비 심리가 위축된 만큼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한 재정 투입, 세재 부담완화 등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추경이 유통업계의 소비 증대와 물류비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신속한 집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