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태 지역본부 선호도 3위로 하락…홍콩에 밀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2026 국내 경영환경 설문조사' 결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2026 국내 경영환경 설문조사' 결과.(암참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2026 국내 경영환경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한국이 아·태 지역본부(RHQ) 선호도에서 싱가포르와 홍콩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한국은 2022년 이후 싱가포르에 이어 줄곧 2위를 유지해 왔으나 이번 조사에서 홍콩에 뒤처지며 순위가 하락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안정적인 시장으로 평가했지만 규제와 노동 제도를 중심으로 한 구조적 제약이 경쟁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인됐다.

특히 투자 유치와 지역본부 확보를 둘러싼 역내(域內)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런 요인이 한국의 입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경영 환경에 대한 평가는 순긍정 23.4%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기업의 투자와 고용 전략은 보다 신중해진 모습이다. 응답 기업의 46.9%가 투자 규모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0% 이상이 고용 역시 유지할 것으로 응답했다.

이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기조 속 안정 중심의 경영 기조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규제 환경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8.8%는 국내 규제 환경을 '제약적' 또는 '매우 제약적'이라고 평가했다. 현행 규제 여건이 기업 활동에 상당한 제약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 같은 인식이 지역본부 유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본부 입지 경쟁력 평가에서는 한국이 11.8%로 3위를 기록하며 싱가포르(58.8%)와 홍콩(17.6%)과의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한국의 기업 활동 및 투자 환경 경쟁력이 주요 아시아 경쟁국 대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지역본부 유치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는 '노동 정책 및 노동시장 유연성'(71%), '한국 특유 또는 글로벌 기준과의 정합성이 낮은 규제'(61%)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이어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와 규제 불확실성 등이 주요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요인들은 단기적인 투자 결정뿐만 아니라 기업의 중장기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약은 인공지능(AI)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도 이어졌다. 응답 기업들은 데이터 활용 여건, 국경 간 데이터 이전, AI 규제 및 거버넌스의 명확성, 그리고 클라우드 인프라 접근성과 AI 인재 확보와 관련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준비도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렸다. 응답자의 36%는 '준비가 돼 있거나 순항 중'이라고 평가한 반면 39%는 '부분적으로 준비된 상태', 25%는 '준비가 미흡하거나 해당 없음'이라고 답했다.

응답 기업들은 주요 개선 과제로 △규제의 투명성·일관성·예측 가능성 제고 △글로벌 기준과의 정합성 강화 △해외 기업에 대한 공정하고 개방적인 시장 접근 보장 등을 꼽았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한국이 지역본부 선호도에서 3위로 내려온 것은 아쉬운 결과지만 동시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분명한 신호"라며 "여전히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시장인 만큼 규제 예측 가능성과 노동시장 유연성 등 구조적인 과제를 개선한다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지금이야말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며 "구체적인 정책 제언을 지속해서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