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K-록히드마틴' 구상 제동…딜 무산·유증 변수에 속도 조절
풍산, 승계 이슈로 매각 가능성 여전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한화그룹의 '한국형 록히드마틴' 구상이 복합 변수에 부딪히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풍산(103140) 방산 부문 인수 무산과 금융당국의 유상증자 제동이 겹쳤기 때문이다. 공격적으로 이어온 인수·합병(M&A) 중심의 외연 확장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대규모 수출 계약이 이어지면서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한국형 록히드마틴' 구상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평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풍산은 전날(9일) "탄약사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추진 중인 사항이 없다"고 공시했다. 비공개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도 "풍산 방산부문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한화가 추진해 온 '수직계열화' 전략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장갑차 레드백 등 무기체계에 풍산의 155㎜ 포탄과 탄약 생산능력을 결합할 경우 생산부터 수출, 유지·보수·정비(MRO)까지 아우르는 통합 구조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방산 수출이 무기체계뿐 아니라 탄약과 유지·보수를 포함한 '패키지형 수출'로 바뀌고 있어 공급망 내재화 전략의 핵심 축으로 평가돼 왔다.
업계에서는 거래가 불발된 원인으로 매각가를 둘러싼 이견과 함께 핵심 수익원 분리에 따른 부담을 꼽고 있다. 풍산 방산 부문 몸값으로는 1조 5000억 원이 거론돼 왔다.
같은 날 금융감독원은 한화솔루션이 제출한 2조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 제출을 요구했다. 금융당국은 주요 투자 내용과 자금 사용 계획이 불명확해 투자자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솔루션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상황에서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 원대 인수까지 병행하는 구조는 시장과 당국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핀란드에 K9 자주포 112문을 추가 공급하는 약 940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재확인했다.
한화는 앞서 한화오션 인수를 통해 해양 방산 역량을 확보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확보해 항공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진해 왔다.
풍산 탄약사업 인수 무산과 유증 제동으로 한화의 공격적인 외연 확장 전략은 숨 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하지만 글로벌 방산 수요 확대와 공급망 내재화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는 만큼 중장기 전략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인수·합병(M&A) 재추진 가능성도 열려 있다. 풍산의 경우 경영권 승계가 제약돼 방산 부문 매각 가능성이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을 공시로 부인한 만큼 단기간 내 재추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한화 역시 자금 여력과 투자 우선순위를 재정비하며 향후 대응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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