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7000명 직고용' 결단…고민 깊어진 '조선·車' 동참하나

제조업 하청 노동자만 31만 명…업종별 상황 달라 '미지수'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하면서 철강업계를 시작으로 원·하청 구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직고용을 둘러싼 갈등과 소송이 이어지고 있어 포스코의 이번 결정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조선과 전자부품, 자동차 등 하청이 이뤄지는 다른 업종의 경우 철강과 하청 구조가 달라 직고용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직고용이 정규직 전환 방식이 아닌 별도의 직군을 신설해 고용하는 방식이어서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기존 정규직과는 임금 등 처우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철강업계 직고용 확대…포스코도 동참"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 생산 현장에서 조업을 지원하는 협력사 인력을 대상으로 순차적인 직고용 전환에 나설 계획이다. 대상은 조업, 즉 원료 하역이나 제품 처리 등 철강 생산 공정에 직접 연관된 작업을 지원하는 핵심 공정 인력이다. 이들은 단계적으로 포스코 소속 직원으로 편입된다.

이번 조치는 장기간 누적된 법적 리스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포스코는 2011년부터 사내하청 근로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이어왔다. 소송 제기 후 11년 만인 2022년 7월 대법원은 포스코의 제품 생산 과정과 조업체계가 전산관리시스템에 의해 계획·관리되는데 하청 노동자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전달받은 바에 따라 작업했으며 이는 사실상 구속력 있는 업무상 지시로 볼 수 있다고 판단,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크레인 운전을 통해 코일을 운반하는 업무는 압연 공장에 필수적으로 수반돼 포스코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있는 점 △협력업체가 수행할 업무, 크레인 운전에 필요한 인원 등을 포스코가 실질적으로 결정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포스코는 대법원판결 하루 만에 이들 55명을 직고용했다.

철강업계에서는 이미 유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2023년 11월 노사 합의로 사내하도급 인력 약 1000명을 2024년부터 직고용으로 전환했다. 현대제철도 2021년 자회사를 설립해 협력업체 직원 4500명을 직고용하는 방식으로 전환을 추진해 왔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3.10 ⓒ 뉴스1 최지환 기자
직고용 확산 기대에도…산업별 '온도 차' 뚜렷

이처럼 주요 철강사들이 직고용 확대에 나서면서 '외주 중심 생산 구조'가 '직접 고용 강화'로 무게추가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안전 문제와 노동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단순 비용 감축보다 안정적인 인력 운영이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할지는 미지수다. 같은 제조업이라도 조선업과 자동차업은 공정 특성상 협력사 의존도가 높고 생산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대규모 직고용 전환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하청 노동자는 약 31만 7000명에 달한다. 조선업(63%)과 철강(35.6%), 전자부품(16%), 자동차(10.2%) 등 주요 업종 전반에 걸쳐 하청 의존 구조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직고용 전환이 공급망 구조와 비용 체계를 동시에 흔드는 사안인 만큼, 업종별로 확산 속도에 차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노조의 반발도 변수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광주전남지부·포항지부·포스코사내하청광양지회·포스코사내하청포항지회는 "과거 직접고용이라는 외형 뒤에 이중 노동시장을 유지해 왔다"며 "이번 방안 역시 정규직 전환이 아닌 별도 직군 확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2022년 대법원 확정판결로 승소한 사내 하청노동자 55명은 직고용이 이뤄졌지만 기존 정규직과 분리된 별도 직군에 편입됐다. 임금은 현저히 낮고 임금인상률도 기준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