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지만 안 왔으면"…총담관 폐색 치료한 수의사가 남긴 말
고려동물메디컬센터, 희귀 담도 질환 협진 사례
-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동물병원에 다시 올 일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선태 청주 24시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첨단수술센터장은 퇴원한 강아지 '복순이'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생사를 넘나드는 치료 과정을 함께한 의료진의 복잡한 심정이 담긴 한마디다.
최근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이 사례는 수의학계에서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총담관 폐색'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희귀 증례로 주목받고 있다.
6일 고려동물메디컬센터에 따르면 울산에서 청주까지 이동해 치료를 받았던 11세 반려견 복순이는 심각한 황달과 체중 감소, 전신 쇠약 상태로 내원했다.
복순이의 상태는 단순한 담도 폐색이 아니었다. 면역 매개성 간담도염으로 인한 간 기능 저하와 함께, 십이지장 유두부 협착으로 담즙 배출이 완전히 막힌 ‘복합 질환’이었다. 여기에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조직 회복 능력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정상보다 두 배 이상 확장된 총담관이 확인됐다. 담즙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되면서 전신 독성을 유발하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수술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한 달 전 담낭 제거 수술로 인해 복강 내 장기들이 심하게 유착돼 있었다. 조직 상태도 매우 취약했다. 봉합 자체가 어려운 수준이었다.
의료진은 좁아진 담도를 확보하기 위해 니티놀 합금 금속 스텐트 삽입을 결정했다. 일반적인 피그테일 스텐트보다 삽입 난도는 높지만 내강이 넓어 담즙 흐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수술 이후 찾아왔다. 복순이는 혈압 저하와 핍뇨, 저알부민혈증, 빈혈이 동반된 중환자 상태로 급격히 악화됐다. 전신 부종까지 진행되며 폐수종과 뇌부종 위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과팀은 즉각적인 집중 치료에 들어갔다. 알부민과 혈장 수혈, 승압제 투여, 위장관 운동 촉진제 처방 등이 동시에 진행됐다. 그 결과 의식이 회복되고 소변량이 정상화되며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수술 3일 뒤 또 한 번의 위기가 발생했다. 넓은 금속 스텐트를 삽입했음에도 담즙 슬러지로 인해 통로가 다시 막힌 것이다.
의료진은 재개복 대신 내시경을 선택했다. 십이지장으로 접근해 스텐트 내부를 직접 확인한 뒤, 축적된 담즙 찌꺼기를 세척해 배출 경로를 다시 확보했다. 한 달 이상 정체돼 있던 슬러지가 한꺼번에 배출되면서 발생한 문제였다.
이후 복순이는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다. 퇴원 2주 후 황달은 완전히 사라졌고 식욕과 활력도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선태 센터장은 "복순이 사례는 단일 치료법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난치성 질환으로 총담관 폐색 수술 자체도 수의학계에서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며 "외과·내과 협진과 정밀 영상 진단, 내시경 치료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치료 성과에 대해 자신의 공보다 "잘 버텨준 복순이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개(발발이)라서 더 강했던 것 같다"며 환자(환견)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입원 당시 의료진을 너무 잘 따라줘 더 정이 갔다"며 "앞으로는 병원에 올 일 없이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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