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활유도 '사재기' 조짐…"가격 인상·수급난에 가수요까지 더해져"
"중동 전쟁 여파로 윤활유 가격 최대 35%↑…수요 몰려"
현장 '재고 부족' 호소…정비업계 "한 달 물량은 확보해 놔야"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중동 전쟁 여파로 윤활유 가격이 치솟자 엔진오일 등 윤활유 제품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수급이 어려워지자 추후 판매할 물량을 미리 확보해 두려는 수요와 물량을 확보한 뒤 가격 인상 이후에 판매해 더 큰 이익을 남기려는 수요가 혼재돼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윤활유 대리점과 판매점이 윤활유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윤활유 가격 인상으로 인한 선수요가 반영된 탓인지 일부 업체 사이에서 사재기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지난 1일부터 지방자치단체, 한국석유관리원 등과 함께 윤활유 제조·판매업자를 대상으로 범부처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윤활유는 자동차와 선박은 물론 제조 설비의 유지보수에 쓰이는 필수재다. 국민 일상과 산업현장 생산성 유지와 직결되는 핵심 석유제품인 만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된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특히 윤활유 유통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윤활유 원료 공급이 늘었는데도 시중에서 품귀현상이 벌어져서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윤활유 원료인 윤활기유의 내수 총 출하량은 전년 같은 달 대비 소폭 증가했다.
그럼에도 일선 정비소나 공장에서는 윤활유 제품 재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호소가 나온다. 발주 사이트에서도 제품은 품절 상태다.
윤활유 가격이 오르자 더 인상되기 전에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려 품귀 현상이 벌어진 탓이다.
정비 업체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도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미리 부품을 교체하거나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이 역시 가파른 가격 인상을 부추긴다.
윤활유 생산 업체들이 제품 생산 및 출고를 중단했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3월 첫 주 이후 전 메이커 출하 정지상태"라며 "메이커들이 3~4월 수출·직발주처 물량 생산으로 직영대리점과 판매점 예약 주문분을 전량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메이커는 4월 한 달간 윤활유 제품 생산 공정 자체를 안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윤활유 재고 부족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과도한 선수요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정유사의 윤활유 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향후 정비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다는 것. 중동 전쟁 등 국제 정세 불안으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 여파는 이런 수요를 더 자극하고 있다.
한 정비소 관계자는 "일반 정비소는 디젤, 가솔린 같은 제품을 100박스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한 달 치 물량밖에 안 된다"며 "웬만한 규모의 재고가 아닌 이상 사재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정비 업체는 엔진오일과 부동액 같은 윤활유 교체가 총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재고가 떨어지면 영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제품 물량을 미리 확보해 두지 않으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SK엔무브, HD현대오일뱅크(004050), 에쓰오일(S-OIL)(010950) 등 윤활유 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최대 35% 인상했다. 최근 윤활유 시장은 원유 및 윤활기유를 포함한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과 글로벌 수급 불안정의 영향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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