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송선 수배"…홍해 운항 제한 해지, 정유업계 즉각 수송 추진

"얀부항 원유 선적 방안 추진 중"…사우디 원유 확보 '시급'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가운데, 12일(현지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항에 칼리스토 유조선이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다.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기호 황진중 백승철 기자 =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정유업계가 홍해로 유조선을 보내기 위해 수송선을 수배 중이다. 정부가 원유 등 전략물자를 수송하는 선박이 홍해 통항을 희망할 경우 운항 자제 권고를 완화하기로 하면서 홍해를 통해 원유를 들여올 수 있게 된 때문이다.

지금까지 외국 선박을 통해 홍해에서는 원유를 수송할 수 있었지만 국적선의 경우 홍해 통항이 금지돼 있었다.

홍해를 통해 원유를 운송할 수 있게 되면 국내 에너지 수급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동 전쟁 발발 이후 후티 반군이 홍해의 길목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는 상황은 변수다.

호르무즈 해협 막히자 '홍해' 루트 추진 중인 정유업계

한 정유사 관계자는 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홍해 연안에 있는 항구도시 얀부항에서 원유를 선적해서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유 조달에 투입하는 선사가 국내 선사일지, 해외 선사일지는 부킹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특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정유사 관계자도 "원유 공급 안정화를 위해 홍해 루트인 얀부항을 통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자체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전했다.

물론 모든 정유사가 홍해 이용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를 확보한 정유사들만 얀부항 선적을 추진 중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계약된 물량이 없어서 홍해로 유조선을 보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李 대통령 '홍해 운송' 지시에…정부, 운항 제한 해지

국내 정유사들이 홍해를 통한 원유 확보에 나서게 된 것은 해양수산부가 산업통상부와 협의를 거쳐 원유 등의 수송에 홍해 운항을 할 수 있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제3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선사들이 원하는 경우 홍해를 통해 원유를 운송해 올 수 있도록 협의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비해 1000㎞ 길이의 동서횡단 송유관(East-West Pipeline, 일명 페트로라인)을 건설, 홍해 쪽인 얀부항을 통해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3년 12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후 예멘의 친이란 무장 조직인 후티 반군이 하마스 지지를 표명하면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자 홍해 진입을 금지하고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를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자 정부에서 홍해 운항 금지 권고를 해제했다.

물론 홍해 역시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후티 반군은 홍해 봉쇄 가능성을 계속 언급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를 홍해로 수송해 왔는데 후티 반군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꼭 필요한 전략물자의 경우 (산업부와) 협의로 통항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선박이 무사히 위험지역을 빠져나갈 때까지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원유 수급 문제 등의 급박한 상황으로 이 지역 통항을 희망하는 선사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