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수익성 회복' 총력전…중동發 해상 운임 폭등까지 '쉽지 않네'

해상운임 9개월 만 최고치…부품값 상승에 물류비까지 '설상가상'
적자·가동률 하락 속 프리미엄 등 승부수에도…회복 변수 산적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6.2.11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국내 TV 업계가 여러 악재 속 수익성 회복에 집중하고 있지만 중동 전쟁에 따른 해상운임 급등까지 겹치며 발목을 잡고 있다. 수요 침체와 원가 상승, 중국 업체 공세에 이어 물류비 부담까지 더해지며 '사중고'가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프리미엄 전략과 비용 절감으로 반등을 모색해 왔지만 예상치 못한 외부 변수에 회복 시점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으로 빠지고 있다. 특히 운임 상승이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될 경우 하반기까지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9개월 만에 최고치 찍은 해상운임… 부품값 상승에 물류비까지 '설상가상'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으로 글로벌 해상운임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일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826.77을 기록하며 9개월 만에 1800선을 돌파했다.

가전과 TV는 제품 부피가 커서 선박 운송 의존도가 절대적이어서 운임 상승은 곧바로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진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2024년 물류비가 전년 대비 약 17% 증가했을 당시 4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던 뼈아픈 사례가 있다.

업계에서는 분기 단위로 운송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감안하면 운임 상승분이 2~3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 시 운임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가전 업계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0% 이상 급등하고, TV용 LCD 패널 가격까지 전 사이즈에서 오름세를 보이는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여기에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와 환율까지 불안정해지면서 제조 원가 통제력이 급격히 약화했다. 완제품 특성상 원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기업들의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

사진은 유럽 현지 매장에 LG 올레드 TV가 진열된 모습. (LG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적자·가동률 하락 속 프리미엄 승부수 던졌지만…회복 변수 산적

이미 국내 양사의 TV·가전 사업부는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6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연간 기준으로도 2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LG전자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사업본부 역시 지난해 연간 75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생산 지표도 악화했다. 삼성전자 TV·모니터 공장 가동률은 70%대 후반, LG전자 역시 73% 수준까지 떨어지며 수요 둔화에 따른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갔다. 글로벌 TV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데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프리미엄 시장 진입까지 겹치며 경쟁 강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위기 속에서 '프리미엄 시프트'와 '비용 효율화'를 극복 방안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화질 경쟁을 넘어 차세대 폼팩터와 AI 기반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 리더십을 지킨다는 구상이다. 내부적으로는 부사장급 이하 임원이 10시간 미만 비행 시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는 등 전사적인 '마른 수건 짜기'식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LG전자는 단순 하드웨어 판매에서 벗어나 독자 운영체제인 '웹OS' 기반의 광고·콘텐츠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의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동시에 인력 구조 효율화를 통해 고정비 절감에 나섰다.

다만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환율 변동, 해상운임 상승 등 대외 변수는 여전히 부담이다. 완제품 특성상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구조도 한계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와 중동발 물류 대란이 겹친 현재 상황은 단순한 침체기를 넘어 사업 구조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에 물류비와 부품가 부담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연간 실적 목표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