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트럼프 연설 '실망'…정유·석화 업계, 최대 3주 '버티기'
종전 기대했는데 '맹렬한 타격' 발언에 '당혹'
"시나리오 염두에 두고 비상 경영체제…파급 효과 우려"
- 박기호 기자,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황진중 기자
종전 선언을 기대했는데 대대적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는 발언에 놀랐습니다. 원자재 수급 문제 등 경영 환경이 날로 악화하는데 부담이 너무 크고 기업들은 대응하기 버겁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대했던 '종전 선언' 대신 '강력한 타격'을 천명하면서 경제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원자재 수급부터 운송료 부담까지 전방위 압박이 해소될 것이란 희망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경제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2~3주 동안을 '어려운 시기'로 예상하면서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공장 가동 중단을 걱정하고 있는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는 최대 3주로 제시한 타격 기간을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앞으로 2~3주 동안 그들을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고 경고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에너지 수급부터 문제를 겪고 있는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선언을 많이 기대했기에 아쉬움이 크다"며 "전쟁이 길어질수록 기업이 갖는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대적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한 향후 2~3주 동안은 어려운 시기가 예상된다"며 "지금은 에너지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 산업으로 파장이 미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종전 선언 가능성이 있었기에 기대하는 마음으로 대국민 연설을 지켜봤는데 다른 이야기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힘든 시기가 계속될 수밖에 없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 직전 종전 가능성이 제기됐던 터라 아쉬움이 더 크다는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각) 오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의 새 정권 대통령이 미국에 휴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내 여론이 악화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승리'를 선언하면서 발을 빼는 출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주요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려는 모양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운송비, 부품 원가 상승 등 원자재 수급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한다"며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 가상 시나리오 정도만 염두에 두고 있고 기존의 비상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조속한 종전과 상황 정상화를 희망했지만 (안타깝다)"며 "기존의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와 석유화학업계의 실망감은 더 크다. 당장 종전이 되더라도 보험사가 안정하다고 판단해야 운행이 재개될 수 있는 데다 운송 기간까지 필요한 상황인데 해협 봉쇄가 언제나 해제될지 알 수도 없게 된 때문이다. 정유사들은 중동산 원유 수급에 난항을 겪으면서 캐나다와 멕시코는 물론 미국까지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석화업계 역시 러시아산 나프타 2만 7000톤까지 긴급 수혈하며 위기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유·석화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3주 동안 '버티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종전 선언 불발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며 "우리나라 정부 차원에서도 원유 수급 해결이 어려운데 개별 기업이 할 수 있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한탄했다.
석화 업계 관계자 역시 "정부와 매일 소통을 하고 있는데 러시아산 수급은 원활하지 않고 미국산은 물리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이 있어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까지는 재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당장의 재고 부족보다 시장의 공포감 확산이 더 무서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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