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묶이고 연락은 끊기고"…중동發 중기 피해·애로 471건

일주일 사이 '92건' 증가
사업 임시 휴업에 대금 회수 불투명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6.2.22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우리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일주일 새 피해 신고가 92건 증가한 가운데, 원자재 수급 중단과 물류 마비로 인해 공장 가동을 멈추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접수된 중동 관련 피해 및 애로사항은 총 47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주 대비 92건 증가한 수치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시작한 지난 2월 28일부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피해 유형별로는 '운송 차질'이 184건(56.4%, 중복 응답 포함)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계약 취소 및 보류 119건(36.5%) △물류비 상승 114건(35%) △대금 미지급 75건(23%) △출장 차질 72건(22.2%)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이란(76건, 18.6%), 이스라엘(56건, 13.7%) 관련 피해가 잇따랐다.

주요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화장품 제조업체 A사는 최근 포장 용기 공급업체로부터 납품 시기 미정 및 추가 발주 중단 통보를 받았다. 용기 수급이 끊기자 완제품 생산 라인은 멈춰 섰고, 기존 납품 일정마저 지키지 못해 신규 수주가 불가능한 사태에 빠졌다.

물류 봉쇄로 인한 자금난도 심각하다. UAE행 선박에 제품을 실어 보낸 B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인근 항구에서 한 달째 대기 중이다. 제품 인도가 늦어지면서 대금 회수가 막혔고, 현재는 임시 휴업 상태에서 직원들의 인건비조차 지급하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이란과 거래하던 C사는 전쟁 발발 이후 현지 바이어와 모든 연락이 두절돼 생산 제품의 선적 여부는 물론 이미 발생한 대금 회수까지 불투명해졌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사태가 엄중해지자 정부도 긴급 수습에 나섰다. 중기부는 이번 사태로 매출이 15% 이상 감소한 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투입해 업체당 최대 7000만 원을 지원한다. 또한 추경을 통해 1700억 원 규모의 저금리 특별경영안정자금을 마련해 유동성 공급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용보증기금 출연 확대를 통한 '위기대응 특례보증'을 강화하는 한편,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차량 연료비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소상공인 경영안정 바우처(최대 25만 원)를 지급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책을 펼칠 방침이다.

smk503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