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반도체 기판 가격 인상…올 영업이익 185%↑ 전망
원자재 가격 인상 대응…수요 급증→가격 협상력 높아져
'전장·AI 서버·우주항공' 사업 다변화…체질 개선 효과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삼성전기(009150)가 최근 고성능 반도체 기판인 플립 칩 볼그리더 어레이(FC-BGA) 판매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실적 개선과 함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한 이번 판가 인상은 단순 비용 전가를 넘어 고부가 제품 중심 체질 개선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FC-BGA 일부 제품군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는 원재료 비용 상승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익성 방어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향후 매출과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FC-BGA는 인공지능(AI) 서버 및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도 FC-BGA 시장의 성장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FC-BGA는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최고 사양 반도체 패키지 구현에 필수적인 기판으로 AI 서버 확산과 함께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시장은 심각한 공급 병목 상황에 직면해 있다. 고난도 패키지 기판의 생산능력이 급증하는 글로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AI 서버 공급망 전반의 확장 속도가 기판 부족에 의해 제한되는 구조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서버·데이터센터용 FC-BGA 의 수요가 생산능력보다 50% 이상 많다"며 "일부 보완 투자도 하고 일부 공장도 확대하고 있다"며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FC-BGA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PCB 제품군 내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닛토보(Nittobo) 등 공급사 생산 확대 계획에도 수요 증가가 앞서며 AI 고성능 기판용 저손실 재료 수요가 공급망 제약을 초래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를 판가(ASP)에 적극 반영해 원재료 상승분 초과 인상으로 영업이익률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과거 삼성전기는 스마트폰과 PC 등 IT 세트 중심의 사업 구조로 업황 변동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컸다. 최근에는 전장, AI 서버, 우주항공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장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대응해 카메라모듈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북미 완성차 고객 대응을 위해 멕시코 공장 증설을 추진하는 등 공급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자율주행 차량은 기존 대비 카메라 탑재량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로 중장기 수요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AI 서버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고용량·고신뢰성 MLCC와 FC-BGA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삼성전기는 고사양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역시 AI 서버 및 전장 수요 증가로 공급 능력이 역부족해지자 일부 제품군에서 가격 인상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생산기지 증설을 통해 공급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우주항공 분야 역시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위성 및 항공용 고신뢰성 MLCC 공급을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변화는 실적 성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5년 연간 매출 11조 3145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AI 서버용 FC-BGA는 고객 수요가 생산능력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기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구조적인 성장 국면 진입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AI 서버, 자율주행차, 로봇 등 차세대 산업일수록 고성능·고신뢰성 부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부품사의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이 기업가치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유리기판, 로봇용 액추에이터 등 신규 사업까지 가시화될 경우 성장 동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FC-BGA 판가 인상을 계기로 수익성 개선과 사업 구조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삼성전기의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박준서 미래에셋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FC-BGA 가격 인상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삼성전기 기판 소재 사업부의 2026년, 2027년 영업이익을 각각 3861억 원, 50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5%, 41% 상향 조정했다.
이어 "MLCC 수급 측면에서도 가격 상승 압력은 뚜렷하다"며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상향,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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