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한달' 수백억 손실…항공·해운 2Q부터 손실 본격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유가 배럴당 1달러↑ 年 637억 손실
VLCC 하루 손실 6억…7대 총 손실액 1000억 이상 추정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국내 항공·해운업계의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유가·고환율 직격탄에 일부 항공사가 비상 경영을 선포하며 국제선 감편에 나선 데다 해운사들은 분쟁 지역 서비스 중단으로 손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실은 대부분 올해 2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 시 연간 기준 637억 원의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악화 가능성이 크다. 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한 척당 하루 40만 달러(6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 달로 치면 180억 원 수준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오는 4월 4일부터 30일까지 인천발 괌·클라크·냐짱과 부산발 세부 등 총 8개 노선에서 왕복 기준 45편을 비운항하기로 했다.
에어로케이도 다음 달부터 오는 6월 사이 청주~이바라키, 청주~나리타, 청주~클락, 청주~울란바토르 등 국제선 4개 노선에 대해 일부 비운항 계획을 공지했다.
에어프레미아는 다음 달 20일부터 5월31일까지 인천∼로스앤젤레스(LA) 노선 총 26개 항공편, 인천∼호놀룰루 노선 6개 항공편의 비운항 계획을 발표했다.
5월 3일 출발 예정이었던 인천~워싱턴 노선 2편과 5월 8일부터 24일까지 계획된 방콕 노선 6편도 줄이기로 했다. 에어부산은 다음 달 부산~다낭, 부산~세부, 부산~괌 등 국제선 3개 노선에 대해 일부 비운항을 안내했다.
감편 운항은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통상 항공유는 달러로 결제하고 있으며 항공기 리스료도 외화 비중이 높아 고유가·고환율이 겹칠 경우 비용 압박이 커지는 구조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 시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연간 기준 1155만 달러(약 175억 원)의 비용 부담이, 대한항공은 연간 기준 3050만 달러(약 462억 원)의 비용 부담이 각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유 가격과 달러·원 환율은 치솟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4∼20일) 세계 평균 항공유 가격은 1배럴당 197달러로 전주 대비 12.6% 상승했다. 중동 전쟁 직전인 지난달 27일 1439.7원이었던 달러·원 환율은 지난 27일 1508.9원으로 마감했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류비는 항공사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비용 항목인데, 3월 유가 급등은 시차를 두고 항공사 2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라며 "영업비용의 외화 노출도가 높은 항공사 특성상 고환율도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운업 상황도 만만치 않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VLCC는 7대다. VLCC 한 척당 하루 40만 달러(6억 원)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해운업계 손실이 1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억류된 선박이 총 26척인 것을 감안하면 손실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 및 석유제품 운반선, 벌크선, 컨테이너선, 가스운반선 등이 포함됐다. 문제는 육상 운송이 가능한 컨테이너와 달리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실어 나르는 탱커선의 경우 대체 운송책을 찾기 쉽지 않아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운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은 대체 기항지 찾고 육로 운송 등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탱커선은 당장 파이프라인을 설치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보관도 쉽지 않아 문제가 크다"며 "운항을 중단하더라도 선박 감가상각비나 이자 비용은 고정적으로 발생해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1706.95) 대비 119.81포인트(p) 오른 1826.77을 기록했다.
특히 중동 노선 해운 운임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728달러로 전주 대비 404달러 급등했다. 보험료 증가, 연료 가격 상승, 보관료 상승 등으로 할증료가 부과되면서 운임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2분기 실적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데, 운임을 전가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수요 파괴가 일어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쟁 이후에도 연료비 강세로 인해 하반기에도 비용 이슈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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