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값 인상 '불똥' 조선·자동차로…품귀 대비 재고 확보 나서
페인트 최대 55% 인상…선박 도장 원가 상승에 수익성 악화
자동차도 여러 도장 공정 있어 영향…공급망 다변화 등 가속화
- 신현우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고유가 여파로 페인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조선·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전방산업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가 상승에 따른 마진 악화는 물론 향후 선박·자동차 판매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공급망 차질로 페인트 자체를 구하기 힘들어질 수 있어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재고 확충에 나서고 있다. 더 큰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과 석유화학 제품 기초 원료인 나프타(납사) 공급 불안이 심화하면서 페인트 업계가 잇따라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국내 주요 페인트 업체 4곳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 사이 일제히 출고가 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품목별 인상 폭은 최소 15%에서 최대 55%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료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용제·수지 등 석유계 원재료 가격이 빠르게 뛴 데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는 게 이들 설명이다.
도장 공정 비중이 높은 조선과 자동차 산업은 이번 페인트 가격 인상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부담은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는 평가다. 선박 도장은 방오·방청·내열·내화학성 등 고기능성이 요구되는 특수 공정이다. 국내 조선소들이 대부분 국내 도료를 사용하면서 이들 업체의 가격 정책이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조선업계에서는 중장기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선박 계약 후 필요한 도료를 단계별로 발주하는 방식인데, 이미 수주해 가격이 확정된 물량은 당장 영향이 크지 않다"면서도 "신규 수주를 따낼 때는 인상된 도료 단가가 원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재고 부족 가능성에 대비해 주요 공급업체들이 원재료와 완제품 재고 확충에 나서고 있다"며 "선가 협상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결국 조선사가 마진을 깎아 먹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자동차업계도 도장비 인상을 주목했다. 차 한 대가 프라이머·베이스코트·클리어코트 등 여러 도장 공정을 거치는 만큼 페인트 단가 상승은 공정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고급 색상, 친환경 수성 도료 적용 비중이 높은 차종일수록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라인업·지역별 판매 전략과 가격 포트폴리오 재조정 가능성도 지적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페인트 구매를 장기 계약과 탄력적 발주로 운영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유가와 나프타 강세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도장비 인상이 누적돼 전체 차량 제조 원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가 부담이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조선·자동차 모두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노출돼 있어 원가 상승분을 선가·차량 가격에 전면적으로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의 일정 부분은 마진 축소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hwsh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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