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괜찮다는데 늘어나는 셧다운 왜?…마지노선 째깍째깍
메인 공장 셧다운 막기 위해 일부 공장 가동 중단
정부 나프타 수출 제한·비축유 방출까지 '최대한 버티기'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한두 달 내에는 뭔가가 분명히 이뤄져야 합니다. 지금 나프타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산업계가 우려했던 석유화학 업계의 셧다운이 시작됐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내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LG화학이 전날(23일) 전남 여수 2공장 나프타 분해 설비(NCC) 가동을 중단했다. 최근 고객사에 공급 불가항력 가능성을 통보했던 여천 NCC 역시 일부 공정이 멈춰 섰다.
이는 4월까지는 셧다운이 없을 것이란 정부 예상과는 다른 분위기다. 이는 석유화학 업체들이 메인 공장 가동을 이어가기 위해 규모가 작은 공장 가동을 선제적으로 중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정부가 비축유 방출 등을 계획하고 있어 셧다운 마지노선은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나프타 수급 차질로 석화 기업의 일부 생산 시설 가동 중단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석화 업계 관계자는 24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현재 모든 석화 기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나프타 공급 중단 상황을 버티고 있다"며 "LG화학의 경우 2공장을 멈춰 세우는 대신 1공장 가동 중단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별로 셧다운을 방지하기 위해 가동률을 낮추거나 일부 공장 가동 중단을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러 공장 중 일부를 중단하면서 기존 재고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벌고 있다"며 "한두 달 내에는 나프타 수급 중단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여수 1·2공장 가운데 규모가 80만 톤인 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재의 나프타 재고로 2개의 공장을 가동하는 것보다 120만 톤 규모인 메인 공장 가동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여천NCC 역시 올레핀 전환 공정 등 일부 다운스트림 공정 가동을 중단했다. 여천NCC 역시 나프타 재고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메인 공장 대신 규모가 작은 공장을 멈춰 세운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당초 내달 18일 예정된 대정비작업을 예정보다 앞당겨 오는 27일부터 시작한다. 일부 공정 가동을 중단, 다른 공장 나프타 재고 물량을 쌓기 위한 조치다. 또한 '석화 사업 개편 1호 프로젝트'에 따라 가동 중단을 예고한 대산 사업장 NCC의 경우 계획보다 중단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중동 전쟁 여파로 원료 수급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읽힌다.
석화 기업들은 가동률 최소화 및 일부 공정 생산 중단 등을 통해 셧다운 마지노선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 석화 기업들의 나프타 재고 상황을 고려할 때 일부 기업은 3월 말, 다른 기업은 4월 중순이 셧다운 마지노선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4월 하순~5월까지 다소 연기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정부는 또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도 하기로 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나프타 생산 도입 물량을 의무적으로 보고받고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주 내에 관련 조치를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나프타의 수출 물량을 국내 석화기업들에 제공, 수급난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나프타 대체 수입 시에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추가경정예산에 반영, 기업들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부 비축유를 오는 4월 중순쯤 방출, 추가 수급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선 중동 사태가 진전이 없을 경우 정부의 비축유를 어느 수준으로 방출할지가 석화 업계 셧다운 마지노선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비축유를 얼마나 푸는지에 따라 셧다운 마지노선이 달라질 것"이라며 "정부의 비축유가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나프타가 비축유에서 어느 정도 나올 것인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현재 나프타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나프타 대신 LPG를 원료로 사용하면서 버티고 있는데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아프리카에서 원유를 가져오려고 해도 오는데 최소 40일 이상 필요하다"며 정부의 비축유 방출 규모 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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