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여파에 제2의 요소수 대란?…화학업계 "가능성 작다"

차량·산업용 요소, 중국산 비중 60%, 중동산 비중 '한 자릿수'
비료용 요소 중동산 비중 40%…재고 물량도 적어 '걱정'

이란 전쟁 국면에서 인도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시발릭호가 1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인도 구자라트주 문드라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6.03.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국제 요소 가격 상승은 맞지만 과거와 같은 요소수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습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

최근 요소수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2 요소수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상 초유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일부 석유화학 제품의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어 이런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요소는 석탄, 납사, 천연가스를 원료로 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과거와 같은 요소수 대란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한다. 정부 비축분이 상당한 데다 차량용 요소수의 요소는 중국산 제품을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비료용 요소의 상당 부분은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수급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중동 사태 이후 공급망 우려 증폭…온라인서 '대란' 가능성 거론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요소수 수급 관련 회의를 개최했다. 요소수 물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정부와 업계가 요소수 공급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란 전쟁이 중동 지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에너지 공급망에 타격을 주고 호르무즈 해협까지 봉쇄되면서 원유·천연가스 수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물·운송·농기계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요소수 대란 우려가 제기됐다. 게다가 일부 온라인상에서 요소수 제품이 과거보다 폭등했다는 글까지 올라오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실제,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국제 요소 가격은 이달 20일 기준, 1톤당 684달러로 지난 한 달 동안 44.92% 상승했고 작년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79.41%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요소수 대란 가능성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현재 국내 요소수 재고가 약 100일 치 정도 있는 데다 차량용 요소수는 중동이 아닌 중국 의존도가 높은 까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요소는 전량 수입을 하고 있는데 중동산 제품이 공급 차질로 시장에 영향을 미쳐서 국제 요소 가격이 오른 것은 맞다"면서도 "차량용 요소수에 들어가는 요소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설명에 따르면 국내 차량 및 산업용 요소의 60% 이상이 중국산이며 중동산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겪었던 대란 이후 수입처를 다변화했지만 여전히 중국 비중이 상당하다. 고순도의 제품이 필요하기에 중국산 요소가 주로 사용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전국 주유소에서도 차량용 요소수 판매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국 4552개 요소수 주유소 중 매진된 곳은 15곳에 불과했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공급에 차질을 줄 수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요소 가격 상승으로 중동 사태 장기화하면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비료용 요소 공급은 '차질'…정부, 수입선 대체 등 대응 준비

차량·산업용과 달린 비료용 요소의 공급은 현재 중동 사태 영향권 내에 있다. 비료용 요소의 중동산 수입 비중은 40%에 달하고 상당수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재고가 있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 수급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비료용 요소의 경우 품질 문제 등으로 차량용 요소 대비 재고 비축 물량이 적다. 당장 비료용 요소 국제 가격은 전월 대비 50% 이상 상승했다.

국내에선 비료가 가격 연동제로 운영되기에 요소 가격 상승이 곧바로 가격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생산비를 압박하면서 식품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 농림축산식품부는 농협, 업계 등과 협력하면서 비료용 요소의 수입선 대체 등 대응 방안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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