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전영현 부회장과 첫 면담…교섭 재개 논의

노조, OPI 상한 폐지·성과급 산정 방식 투명화 선행 입장 고수
전영현 "교섭 테이블에 핵심 요구사항 포함해 논의할 것"

삼성전자 노조가 5월 총파업에 돌입한다. 삼성전자 노조에 따르면 파업 찬반투표 결과 93.1%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2026.3.18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과 처음으로 공식 대면했다. 노조는 성과급 제도 개선을 교섭 재개의 전제로 내걸었고, 사측은 이를 포함해 협의 테이블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을 주고받았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23일 전영현 부회장과 서울에서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에는 노조 측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초기업노조 관계자 등 4명이 참석했으며, 오전 8시부터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

전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현재 직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조와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다"며 교섭 재개 의사를 전달했다.

이에 노조 측은 교섭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와 성과급 산정 방식의 투명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전 부회장은 노측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으며 핵심 요구사항을 포함해 교섭 테이블에서 논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사업부 간 배분 방식 등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당초 이날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의 기자회견을 예고했으나 지난 20일 이를 돌연 취소한 바 있다. 전삼노 관계자는 기자회견 취소에 대해 "공투본과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전 대표이사가 미팅을 제안한 만큼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 낫다는 내부 의견에 따라 잠정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부회장은 면담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단기간 내에 다시 만나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노조 공투본은 조합원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투쟁 기조를 유지하되 향후 교섭 재개 여부가 결정되면 이를 조합원들에게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4월 집회와 5월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번 면담을 계기로 교섭이 재개될 경우 갈등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지만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입장차가 커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k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