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앞둔 HMM '전운'…이사회 재편, '부산 이전' 갈등 격화

사외이사 교체로 이사회 변화…"4월 정관 상정·5월 임시주총" 관측
노조 총파업·법적 대응 예고…지방선거 앞두고 이전 논란 확산

HMM 제공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011200)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본사 부산 이전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관련 안건이 직접 상정되지 않았지만, 이사회 재편 이후 정관 변경을 통해 이전 절차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2명을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우수한·이젬마·정용석 등 3명의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되고, 박희진 부산대 경영대학 부교수와 안양수 법무법인 세종 고문이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

이사 선임안이 주총을 통과하면 이사회는 6인 체제에서 5인 체제로 바뀐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최원혁 HMM 대표이사, 이정엽 부사장과 사외이사 서근우 등 3인에 새롭게 임명될 2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업계에서는 이사회 인원 축소로 과반 의결 구조가 형성되면서 향후 주요 의사결정이 보다 신속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인선은 본사 이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물류와 경영 리스크 관리 등 산업 전문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새로 합류하는 사외이사 2인은 본사 부산 이전 등 현안 대응을 고려한 인사라는 해석이다.

박 부교수는 부산 지역 학계 인사로 향후 이전 논의 과정에서 지역 사회와의 소통 및 자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안 고문은 산업은행 부행장과 KDB생명 사장을 지낸 금융 전문가로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과의 핵심 협력 창구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사진 재편 이후 4월 이사회에서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서 부산으로 변경하는 정관 개정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고, 5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이를 확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은행(35.4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08%)의 지분율이 70%에 육박해 안건이 상정될 경우 통과 가능성이 높다.

HMM의 부산 이전은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으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과 맞물리며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HMM 노조는 '추천된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대주주인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이라며 이번 인사가 본사 이전을 강행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주장했다.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오는 25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과 내달 2일 총력투쟁 결의대회도 예고했다.

노조는 "사측과 협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결정권은 정부에 있어 대화 창구가 없는 상황"이라며 "일방적인 이전 추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장성철 노조위원장은 "정관 변경이 강행될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배임 및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소·고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총을 전후로 노사 갈등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총파업이나 법적 분쟁이 현실화할 경우 경영 공백은 물론 대외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