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가동률 50% 아래로…R&D 4000억 늘렸다
美 전기차 캐즘 여파…"中에 뒤처질라" R&D 투자 15%↑
전기차→ESS 배터리 전환 가속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의 가동률이 일제히 50%를 밑돌았지만 연구개발(R&D) 투자는 4000억 원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전기차 캐즘(수요 둔화)으로 생산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중국 배터리와 경쟁하기 위한 미래 투자는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요가 줄어든 전기차용 배터리 대신 인공지능(AI) 산업과 맞물려 각광받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K-배터리'가 반등을 위한 몸풀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배터리 3사의 배터리 공장 평균 가동률은 △LG에너지솔루션 47.6% △삼성SDI 50.0% △SK온 48.7%로 집계됐다. 2024년 대비 LG에너지솔루션은 57.8%에서 10.2%포인트(p), 삼성SDI는 58.0%에서 8.0%%p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SK온은 43.8%에서 4.9%p 상승했지만, 여전히 절반을 밑돌았다.
3사 공장 가동률이 모두 50% 이하로 떨어진 건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한 2020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 가동률은 △LG에너지솔루션 73.6% △삼성SDI 84.0% △SK온 86.8%를 기록했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지난해 9월 종료되자 이를 전후로 전기차 수요 둔화를 우려한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규모를 하향 조정한 게 현지 소재 3사 배터리 공장 가동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3사가 지난해 쓴 R&D 비용은 총 3조 605억 원으로 전년(2조 6625억 원) 대비 14.9%(3980억 원) 증가했다. 각사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전년(1조 880억 원) 대비 22.0% 증가한 1조 3275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1조 2975억 원에서 9.5% 증가한 1조 4209억 원, SK온은 2770억 원에서 12.7% 늘어난 3121억 원이었다. 3사 모두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한 곳도 빼놓지 않고 모두 R&D 투자는 확대한 것이다.
불황 속에서도 R&D를 놓을 수 없었던 건 '라이벌' 중국을 의식한 결과다. 글로벌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의 지난해 R&D 비용은 221억 위안(약 4조 7700억 원)으로 국내 3사 합산액보다 많다. 이는 연구개발 성과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연평균 전고체 배터리 분야 특허 출원 증가율은 한국이 18%로 중국(33.6%)에 밀려 세계 2위에 그쳤다. 전고체 배터리는 안전성과 고밀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어 현존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을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3사는 높은 출력이 장점인 삼원계(NCM·NCA) 배터리에 주력했지만 중국 기업이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사의 시장 점유율 합계는 전년 대비 3.3%p 하락한 15.4%를 기록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에서 만큼은 중국 대비 가격과 성능 모두 우위에 서기 위해 관련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은 ESS용 배터리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현지 전기차 캐즘에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 미국 미시간 홀랜드 단독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처음 시작한 데 이어 올해 2분기부터는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소재 GM 합작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한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미국 인디애나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에서 ESS용 NCA 배터리 생산에 돌입한 데 이어 올해 4분기 가동을 목표로 ESS용 LFP 배터리 라인 전환도 준비 중이다. SK온은 올해 하반기부터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미국 조지아 공장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ESS 관련 수주 낭보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SDI는 미주법인이 미국의 에너지 전문업체와 1조 5000억 원 규모의 ESS용 NCA·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조 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해 7월 공시했는데, 최근 미국 정부를 통해 해당 배터리가 테슬라 ESS용으로 납품되는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SK온은 지난해 8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2000억 원 규모의 ESS용 LFP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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