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8개월 만에 경영 공백 해소…민영화 가능성 수면 위로

작년 수주 경쟁 '전패', 노조 정상화 협조
한화 지분 4.99% 확보…민영화 가능성 제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관 전경(KAI 제공). ⓒ 뉴스1 ⓒ 뉴스1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047810·KAI)이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마무리 지으며 경영 정상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특히 K-방산의 경쟁력이 확인되면서 KAI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화그룹이 KAI 지분 4.99%를 확보하면서 민영화 가능성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김종출 체제 출범…노조 협조 속 정상화 시동

19일 업계에 따르면 KAI는 전날(18일) 오전 9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종출 사장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 절차까지 마무리했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강구영 전 사장이 지난해 7월 퇴임한 이후 벌어진 최고경영자 공백 상태가 약 8개월 만에 해소됐다. KAI는 민간 기업이지만 수출입은행이 최대 주주인 지배 구조상 사장 인선에는 정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왔다.

그동안 군 출신 낙하산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해 왔던 KAI 노동조합도 일단 한발 물러섰다. 당초 노조는 주총에서 강력 대응을 예고했지만 김 신임 사장과의 면담 이후 입장을 선회했다.

김 신임 사장은 지난해 수주가 사실상 '전패'했다고 지적하는 노조에 "그동안 옆에서 많이 지켜봐 와서 잘 알고 있다"며 "지난해 수주 실패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수주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 노조는 경영 공백 장기화에 따른 조직 불안을 고려해 일단 정상화에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양산과 수출, 미 해군 차세대 고등훈련기 사업 수주, 초소형 위성 체계 개발 사업 등을 앞두고 있어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7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방문해, 생산이 완료된 KF-21 보라매 전투기의 내부 장비 등을 둘러보며 성능 및 운용에 대한 설명을 청취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7 ⓒ 뉴스1 임세영 기자
한화 등판에 민영화설 재점화…일각선 신중론도

이처럼 KAI가 경영 정상화 국면에 들어섰지만, 시장에서는 KAI의 민영화 등 향후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수장이 수시로 교체되면서 장기적인 연구개발(R&D)이나 수출 전략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KAI를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또한 K-방산이 인기를 끌면서 KAI의 몸값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점도 민영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이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한국형 록히드마틴'을 표방해 온 한화그룹은 최근 KAI 지분 4.99%를 확보한 것도 민영화설에 불을 지폈다. LIG넥스원 역시 내부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KAI 인수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항공·우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KAI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의 지분율은 지난해말 기준 26.41%다. 국민연금도 8.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 컴퍼니 엘엘씨도 6.82%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액 주주 비율이 53.53%에 달하는 만큼 이론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지분 매입을 통해 최대 주주에 올라설 가능성은 열려 있다. 전날 종가가 19만43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약 5조 원을 투자한다면 최대 주주 등극이 가능하다. 물론 지분 매입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 많은 실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업계에서는 KAI가 국내 유일의 완제기 체계를 보유한 핵심 기업인 만큼, 향후 민영화 또는 전략적 투자 유치 과정에서 주요 방산기업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방위산업 특성상 정부 영향력이 큰 만큼 단기간 내 지배구조 변화가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방산업체 간 전략적 제휴는 수출 가시성을 높일 수 있다"며 "민간 우주산업 확대 흐름 속에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합종연횡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