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協 "기름값 폭등, 정유사 인상이 1차 요인"…최고가격제 '찬성'
정부 '매점매석·폭리행위' 단속 나서자 폭리 논란 해명
"최고가격제 찬성하지만, 손실보전 등 보완장치 병행을"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폭등하자 정부가 매점매석과 폭리행위를 엄벌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주유소 업계가 "정유사 공급가격 인상이 기름값 상승의 1차 요인"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사단법인 한국주유소협회는 이날 '주유소 폭리 프레임은 사실과 다릅니다' 제목의 입장 자료를 통해 "폭리 단정은 신중해야 한다. 공급가-판매가 단순 비교로 마진을 단정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평균 가격은 리터(L)당 휘발유는 1863.66원, 경유는 1878.18원으로 전날보다 각각 31.79원, 47.93원씩 더 올랐다.
특히 서울 평균 가격은 휘발유 1925.47원으로 전날보다 36.40원 올랐고, 경유 1945.62원으로 전날 대비 50.41원 올랐다. 서울 기름값 평균가가 1900원을 돌파한 것은 휘발유는 3년 6개월, 경유는 3년 2개월 만이다.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중동 상황 직후인 이달 초부터 이례적인 폭등세를 보이며 수직 상승 중이다. 전국 평균가 기준 휘발유는 이달 1일 1695.89원에서 5일 1821.98원으로, 경유는 1일 1600.85원에서 5일 1821.98원으로 나흘 만에 200원 가까이 뛰었다.
급기야 이재명 대통령이 "담합 가격 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 "기름값 바가지처럼 공동체의 어려움을 이용해서 부당한 폭리를 취하려는 반사회적인 악행에 대해서는 아주 엄정하고 단호한 대응을 해야 한다"며 불호령을 내리자 주유소 업계가 서둘러 해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협회는 "이번 가격 상승은 '정유사 공급가격 인상'이 1차 요인이며,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된 것"이라며 "주유소는 정유사(또는 대리점)로부터 석유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소매 유통업으로, 판매가격은 정유사 공급가격 변동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구조"라고 했다.
이어 "실제로 정유사 공급가격(입급가 기준)은 하루만에도 휘발유는 100원 이상, 경유는 200원 이상 상승하면서 현재 휘발유 약 1900원, 경유 약 2200원, 등유 약 2500원 수준이 공지되는 등 상승 압력이 크다"고 했다.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하는 정유사가 이미 공급가(도매가)를 높인 탓에 주유소 판매가(소매가)도 높아졌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또한 '더 오르기 전에 넣자'는 심리로 선구매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해 재고 소진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어, 국민 체감이 더욱 커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협회는 "석유제품 가격의 상당 부분은 유류세(약 50~60%)가 차지하며, 유류세가 포함된 정유사 공급가격(유류세 포함)을 제외하면 주유소의 유통비용 비중은 전체의 4~6% 수준"이라며 "카드수수료·금융비용·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주유소가 실질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여지는 2% 미만"이라고 강조했다.
기름값 상승을 '폭리'로 단정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협회는 "주유소가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는 가격도 규모·거래조건·물량·물류비·계약조건 등에 따라 달라 '공급가-판매가 차이'를 단순히 주유소 마진으로 볼 수 없다"면서 "전체 주유소 시장을 폭리로 일반화하기보다, 객관적 자료와 거래 구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주유소 업계는 정부가 검토하는 최고가격제(정부가 판매 가격 상한을 정하는 제도)에 대해선 '조건부 찬성' 의견을 밝혔다.
협회는 "주유소 업계는 최고가격제 논의 자체에 찬성한다"며 "다만 최고가격을 도입하더라도 국제유가·환율 급등으로 정유사 공급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소매(주유소)만 희생되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공급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소매 가격만 일괄적으로 묶이면 정상 주유소가 원가 이하 판매를 강요받게 돼 시장 안정과 소비자 편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공급가 연동, 손실보전 및 차액정산, 공정 적용 원칙 등 보완장치를 함께 설계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