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고조' K-조선·해운 '수혜' 기대…'악재' 공존 셈법 복잡

해운 운임 급등, 美 LNG 수요 증가로 운반선 발주 증가 기대
유가 상승에 경기 둔화·교역량 감소 우려 '걸림돌'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 조선·해운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불안으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산 LNG 프로젝트 최종투자결정(FID)이 늘어나게 되고 LNG 운반선 신규 발주 증가도 예상된다.

조선업계 영향은 중장기적으로 나타나는 반면 해운업계 영향을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 원유 운반 운임은 3배 이상 폭등했고 컨테이너선 운임 역시 전쟁 위험 추가 운임이 부과될 예정이다.

하지만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경기 둔화, 교역량 감소 등 마이너스 요인도 상당해 중동 상황을 '호재'로만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선·해운 업계가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중동 공급망 리스크→LNG선 발주 확대"…조선업계 수혜론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란 전쟁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고,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카타르 라스라판 LNG 플랜트가 가동을 중단, 글로벌 LNG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카타르산 LNG 수출량의 약 80%는 아시아, 15%는 유럽에 공급돼 왔다.

이와 관련 김대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공급망 리스크 확대는 미국산 LNG 프로젝트의 계약과 최종투자결정(FID) 물량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기본설계 단계에 있는 미국 프로젝트들의 계약 체결과 FID가 가속화될 경우, 이에 따른 LNG 운반선 신규 발주도 동반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FID가 예상되는 LNG 프로젝트 물량은 8100만톤에 달한다. 이에 따른 LNG선 신조 수요는 인도 기준 2029년 131척, 2030년 101척 수준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공급 여력이다. 국내 조선소의 2029년 잔여 도크는 약 60~65척 수준으로, 미국발 프로젝트 물량만으로도 필요 척수(80~85척)가 이를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선가 역시 반등 흐름이다. 클락슨 기준 LNG선 가격은 최근 2년 만에 반등해 2억4850만 달러 수준까지 올라섰고, 국내 조선사의 실제 수주 가격은 2억5200만~2억5500만 달러로 2억6000만 달러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실제 발주와 건조, 인도까지는 수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 실적 개선보다는 중장기 수주 사이클 강화 측면의 기대 요인으로 해석된다.

3일(현지시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해안에 유조선들이 늘어서 있다. 2026.3.3 ⓒ로이터=뉴스1
해상운임 벌써 3배 껑충…해운업계, 반사 이익으로 수익성 개선할까

조선업계가 중장기적 기회를 노리고 있다면, 해운업계는 운임 흐름에 미칠 단기 영향을 주시하는 모양새다.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돼 해상 운임이 오르면 이는 반사이익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도 지난 4일 중동 사태와 관련 "국내 해운사에 수익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2024년 홍해 사태 당시 선박 우회 운항이 늘어나고 항로가 장거리화되면서 일부 구간 운임이 두 배 가까이 급등했고, 해운·물류 기업들이 실적 개선을 경험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제한될 경우 미국산 LNG 등 대체 물량으로 전환되면서 운송 거리(톤마일)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S투자증권은 미국 물량으로 전환 시 톤마일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선복 공급을 상대적으로 타이트하게 만들어 운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해운은 글로벌 경기와 물동량에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산업 특성상,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가 오히려 교역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유가 급등과 선박 보험료 인상 등 제반 비용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 리스크는 산업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한다"며 "조선은 수주 사이클, 해운은 운임 흐름을 중심으로 영향을 가늠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