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 중동 전쟁, 위기이자 전환점의 기회

 신현우 산업1부 팀장
신현우 산업1부 팀장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정면충돌이 현실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가 전면에 떠올랐다. 글로벌 에너지·교역 동맥으로 꼽히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유조선이 피격되면 고유가·고환율·운임 급등이 동시에 덮칠 수 있는 구조다. 우리나라는 원유의 약 70%,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량을 중동에서 들여온다.

먼저 원유 수입 단가가 치솟으면 정유·석유화학을 시작으로 제조업 전반의 비용 압박이 커진다. 물가 불안이 확대되면 통화당국의 긴축 기조가 길어지고, 이는 다시 내수 위축과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동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건설·플랜트 업체는 공사 지연과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항공업계 역시 유가 부담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유가가 10% 상승하면 항공사 전체 비용이 3%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역설적이게도 우리 방위 산업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중동 국가들은 기존 서방 중심 무기 도입에서 탈피해 조달선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 방산 기업은 짧은 납기·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이 지역의 국방비는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우리 방산기업에는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조선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중동 정세 불안은 노후 선박 교체와 해군력 확충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이에 우리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박과 특수선 분야에서 일감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중국 갈등에 이어 중동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선주들이 안전한 조달처로 꼽히는 한국·일본을 선호할 수 있다.

이는 중동 전쟁이 위기이면서도 또 다른 측면에서 성장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관건은 우리의 대응이다. 전쟁이 확전될수록 리스크 관리 능력이 곧 경쟁력이 된다.

단기적으로는 에너지·물가 안정을 위한 비축 물량 방출, 수입선 다변화 등 중동 전쟁 발 충격을 흡수할 장치가 필요하다.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소형모듈원전(SMR)·수소 등 에너지 구조 전환을 가속화해 중동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기업도 재고·조달 포트폴리오 조정, 생산 거점 분산 등을 옵션이 아닌 생존 요건으로 앞세워야 할 것이다. 또 방산·조선과 같이 지정학적 위험이 사업 기회가 될 분야의 전략적 투자를 고민해야 한다. 당장 중동 전쟁은 우리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 국면에서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새 성장 축을 만들면 이번 전쟁은 우리 경제에 '전환점'으로 기록될 수 있다.

hwshin@news1.kr